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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중국 정부는 최근 반독점 규제를 앞세워 자국 빅테크 기업과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디지털 시장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홍콩 영문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이하 SCMP)가 중국 스마트폰 유저가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의 수가 3년간 38.5% 급감했다고 전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앱 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총수는 2018년 말 기준 452만개였지만, 2021년 10월 278만개까지 감소했습니다. 

투자리서치기업 이퀄오션(EqualOcean)의 레온 쑨 치위안(Leon Sun Qiyuan) 애널리스트는 "10억 명의 사용자를 가진 중국 온라인 서비스 시장은 그동안 빠르게 발전했다. 놀라운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라며 앱 감소가 중국 디지털 시장의 성숙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SCMP는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 모두 앱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구글플레이는 구글 정책에 따라 2018년부터 2021년에 걸쳐 약 100만건의 앱이 삭제되었지만, 2021년 앱의 총수는 280만개로 2018년 대비 7.6% 증가했습니다. 디지털 시장 전체 역시 성장 경향에 있으며 중국 시장만이 성숙했다는 이유로 축소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SCMP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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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중국 정부의 앱 규제 정책 강화가 그 배경이라고 주장합니다. 중국은 2019년 1월 개인정보의 부정수집을 단속하는 캠페인을 내세워, 85만개의 앱을 강제로 삭제 조치했습니다. 2020년에 삭제된 앱은 22만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총 67만개의 앱이 같은 이유로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앱 가운데 상당수가 게임 앱으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앱스토어의 경우 2018년 12월 82만개 미만이었던 게임 앱이 2021년 12월 100만개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세계적으로도 게임 앱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반면, 중국 당국은 2021년 7월 이후 새로운 게임 앱을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기준 중국내 게임 앱은 90만 9000개 존재했지만 2021년 10월에는 67만 900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게임 플레이를 주 3시간까지 제한하는' 규칙이 시행된 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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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데이터 및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동의 없는 개인 데이터 수집 ▲사용자 단말에 대한 과도한 허가 요청 ▲허가 없는 제3자 데이터 공유 등을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2021년 9월에는 데이터 보안법, 11월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어 스마트폰 앱에 대한 감시와 개인정보 관련 법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2021년 11월 중국 텐센트에 사전 승인 없는 앱의 업그레이드 및 출시를 중단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즉, 앞으로는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앱을 출시하거나 업그레이드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또 산업정보기술부 이외의 정부 기관도 스마트폰 앱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Didi Chuxing)은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2021년 7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습니다. 

이에 중국 사이버 공간관리국(CAC)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국가안보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디디추싱앱 삭제를 명령했습니다. 디디추싱은 결국 백기를 들었고, 정부 보복에 굴복하는 형태로 2021년 12월 상장 폐지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앱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텐센트는 앱이 아닌 위챗 등 앱 내에서 구동하는 미니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위챗용 미니 프로그램은 2020년 말 기준 무려 380만개에 이릅니다. 미니 프로그램은 기능이 단순하고 개발 비용이 적을 뿐 아니라, 앱 마켓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호환성이 뛰어납니다. 

SCMP는 앱에 대한 규제 강화가 이처럼 중국 디지털 시장을 크게 바꾸는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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