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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공영라디오 NPR(National Public Radio)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망률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NPR이 실시한 조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미국 전역에서 이루어진 2021년 5월을 기점으로 카운티 3천여 곳의 백신 접종률과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조사한 것입니다. 단 이번 통계에는 카운티별 선거 결과 및 백신 접종 자료를 미제출한 하와이·알래스카·네브래스카주는 제외됐습니다.

◆ 코로나19 사망률, 트럼프 지지 지역이 바이든보다 2.7배 높아

아래가 NPR 분석 결과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청색 십자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카운티의 평균이고 적색 십자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카운티의 평균, 검정색 십자가가 전체 평균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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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VACCINATIONS)은 트럼프 지지율이 높을수록 낮고, 10만명당 사망자(DEATHS)는 트럼프 지지율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NPR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찬성 투표가 60% 이상인 카운티는 바이든에게 60% 이상 투표한 카운티에 비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78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2021년 10월 기준 트럼프 지지 비율이 가장 높은 카운티는 바이든 지지 비율이 가장 높은 카운티에 비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무려 6배 많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지 않았던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논란 속에서도 봉쇄보다는 검사 및 접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과는 어디까지나 카운티 당 대통령 후보자 지지율과 백신 접종률·사망자수를 비교한 대략적인 것으로, NPR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투표처를 집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화당 지지층 접종률은 약 59%에서 정체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접종률은 약 91%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정치성향 따라 백신 접종률 차이 뚜렷해 

미국 보건분야 비영리단체인 카이저패밀리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의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지지 정당은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을 특정하는 강력한 예측 인자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아프리카계 미국인, 젊은 세대, 지방 거주자 등을 중심으로 백신을 주저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카이저패밀리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 그룹도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반해 공화당 지지자는 일관되게 백신 접종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전체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각 정당 지지자의 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공화당 지지자(Republican)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Democrats)와 무당파(Independents)는 순조롭게 예방접종이 진행돼, 미접종 비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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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은 이러한 백신 접종률 격차의 주요 원인은 공화당 지지자 상당수가 가짜뉴스를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카이저패밀리재단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백신 관련 가짜뉴스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의 94%가 최소한 하나의 가짜뉴스를, 46%가 4개 이상의 가짜뉴스를 믿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4개 이상의 가짜뉴스를 믿는 비율은 14%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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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가짜뉴스 중에서도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수를 과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가장 널리 퍼져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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