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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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건강한 신체를 가진 우리가 매년 느끼는 새해, 시각장애인들에게도 희망에 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지난 2000년 시각장애인도 새해의 감동을 느끼고 싶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메일을 읽은 김승연 회장의 이 한 마디에 제작에 나선 ‘한화 점자달력’은 올해로 벌써 21년째를 맞이한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신체가 건강한 이들이 당연히 누리고 있는 새해의 기쁨과 한 해를 시작하는 새 달력을 통한 희망을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 회장은 “도와달라”는 시각장애인의 메일을 흘려 버릴 수 없었고 그들을 위한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누적부수만 무려 84만부에 이르는 시각장애인용 점자달력을 제작하고 기증하며 시각장애인들도 일반인들처럼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할 때 느끼는 감동을 선사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한화그룹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달력 4만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다. 점자달력은 한화그룹 홈페이지와 한화 점자달력 사무국을 통해 사전 신청한 300개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과 단체 및 개인들에게 이달까지 순차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최초 5000부를 제작을 시작으로 발행 10년 만인 지난 2009년부터는 벽걸이형과 탁상형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해 각각 2만 5000부씩 제작,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의 호응이 높아 매년 부수가 확대되면서 내년 달력까지 포함하면 누적 발행부수가 84만부에 이른다.

특히 제작 21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시각장애인들이 실제 활용도와 의견을 반영해 탁상용 3만부, 벽걸이용 1만부를 제작했다.

점자달력은 일반달력과 달리 기계를 통한 인쇄만으로는 제작이 어렵다. 일반 글자의 인쇄가 완료된 달력 위에 별도 점자 인쇄 작업을 추가로 하며 점자의 손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류, 제본, 포장 과정으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화그룹은 점자 전문 출판 인쇄 사회적 기업인 ‘도서출판 점자’와 함께 제작하고 있으며 꼼꼼한 전문가 검수는 물론 실제 사용자인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 대상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전맹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저시력의 시각장애인들 역시 달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글자의 크기와 굵기를 확대하고 농도를 보완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로 많은 것들이 대체되고 있지만 새 달력이 주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은 또 다른 설렘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시각장애인들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자달력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각장애인용 점자달력은 절기와 기념일, 음력 날짜까지도 점자로 별도 표기하는 등 실제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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