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으로 사망한 20세 여성과 얀센 백신 연관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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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슬로베니아 정부가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앞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슬로베니아는 얀센 백신 접종 후 며칠 만에 뇌출혈과 혈전으로 한 여성이 사망하자 얀센 백신을 잠정 중단한 바 있으며, 이번엔 얀센 백신 접종 중단을 영구화하겠다고 밝혔다. 얀센 백신 접종이 혈전 위험 증가시킬 가능성은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지난 9월 얀센 백신을 접종한 슬로베니아 20세 여성이 2주 만에 사망했다. 이 여성의 사망을 계기로 당시 슬로베니아에는 백신 접종의 위험성을 항의하며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기도 했다. 이번 결정은 이 여성의 사망 원인과 백신 간 연관성이 확인되면서 내려진 조치다. 

관련 전문가 보고서에는 20대 여성이 사망 직전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희귀한 혈액 응고 장애를 겪었다고 나와 있다. 슬로베니아에서 얀센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이 외에도 존재한다. 지난 5월 파리 주재 슬로베니아 외교관 부인도 얀센 백신 접종 후 며칠 만에 같은 증상으로 사망했다.

슬로베니아는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모더나·얀센 등 다양한 백신을 접종해왔지만, 정부가 공공장소 출입에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면서 1회 접종으로 완료되는 얀센 백신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슬로베니아 당국에 따르면 10월 기준 유럽연합에서 사용한 얀센 백신은 1천600만 개 이상이며, EU 내에서 얀센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확인된 사례는 6명이다.

미 비영리 메이오클리닉 연구팀이 11월에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5월 초까지 미국 얀센 백신 접종자 870만명 가운데 부작용 사례는 총 38건으로 확인된다. 이 중 70% 이상은 여성 접종자이며, 인구수를 고려하면 얀센 백신 접종자 10만 명당 8.65명이 혈전 진단을 받은 셈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얀센 백신 접종자는 코로나19 이전의 일반인보다 실제로 뇌 혈전 발생 가능성이 3.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얀센 백신을 접종한 슬로베니아 인구는 전체의 약 6% 수준인 12만명이다. 슬로베니아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54%로, EU의 백신 접종 완료율인 68% 대비 낮은 편이다.

한편, 얀센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백신 등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벡터) 기반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희귀질환 부작용 발병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벡터 백신은 차세대 백신 가운데는 가장 오래 사용된 플랫폼으로 전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운반체인 벡터를 이용해 무해한 기존 바이러스 유전자를 내보내고 해당 질환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삽입해 체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면역반응을 형성한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10월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제품정보에 희귀 유형의 척추 염증인 횡단 척수염(transverse myelitis) 부작용 추가를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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