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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이집트에서 전갈 떼가 출몰해 사람들을 급습하는 전대 미문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집트 남부의 최대 도시 아스완에서 11월 12일~13일경 발생한 폭우와 홍수 피해로 3명이 사망하고 103채의 주거지가 파괴됐습니다. 이번 이상 기상으로 서식지에서 쫓겨난 전갈과 뱀이 거주지에 침입했고, 지금까지 503명이 전갈에 쏘여 병원에 옮겨졌습니다.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집트 기상청 소속 기상분석·예보센터장인 마후무드 샤힌은 이집트 남부의 각 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상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며 "연간 강수량이 1㎜에 불과한 아스완에서 천둥·번개·우박까지 동반한 폭우는 이례적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아래는 아스완에서 우박이 쏟아진 모습을 전한 트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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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막의 바위나 굴 등에서 은신하던 전갈 떼가 이번 재난으로 빗물과 함께 마을로 대량으로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시 당국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503명이 전갈에 찔렸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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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국영일간지인 '알 아람'지는 13일(현지시간) 이집트 보건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전갈에 찔려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보건부와 아스완시는 공식 성명에서 "전갈 자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보도를 부정했습니다. 

전갈에 쏘인 사람들은 발열·발한·구토·설사·근육경련 등을 호소해 일대 병원이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발표에 의하면 모두 해독제 투여를 받아 회복 중입니다. 

13일 전갈에 쏘인 친척과 함께 아스완 대학병원을 찾은 시민은 현지 매체에 "친척이 처방을 받은 지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같은 방식으로 전갈에 쏘인 사람 80명이 진찰을 받으러 병원에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집트에는 총 31종의 전갈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에는 독성이 매우 강한 안드록토너스 클래시카우다(Androctonus crassicauda)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막지대 근처에 위치한 아스완에 전갈 출몰은 생소한 풍경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 500명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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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완시와 이집트 보건부는 전갈 독소 해독제 3350회분을 지역 병원에 긴급 제공하는 한편, 산악지대나 사막 부근에는 추가 의료물자를 배포했습니다. 

한편, 이번 재해로 아스완 곳곳은 물에 잠기고 전기도 끊겼습니다. 아스완시 홍보 담당자는 현지 미디어에 펌프차를 동원해 도로 배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원 복구와 급수소 개설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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