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우주 공간은 진공에 가깝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엄밀하게는 약간의 분자가 존재합니다. 우주를 떠다니는 작은 분자를 후각으로 포착함으로써 인간은 '우주의 냄새'를 느낄 수 있고 실제로 우주 비행사들도 '우주는 독특한 냄새가 난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냄새에 대해 미국 과학 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Popular Science)가 설명했습니다. 

CNN 우주 특파원이었던 마일즈 오브라이언과 여성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 기장을 맡았던 페기 휘트슨은 2002년 대담에서 "총을 쏜 후의 냄새 같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전 우주 비행사인 크리스 허드필드는 "우주는 마치 마녀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유황과 같은 냄새가 난다"고 표현했습니다. 

3회의 선외활동을 경험한 전 우주 비행사 토마스 존스은 "에어록을 재가압해 수트에서 내리면 뚜렷한 오존의 냄새, 희미한 자극취가 있다"며 "냄새는 우주 유영 후의 셔틀이나 우주정거장에서만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MPIfR) 천문학자인 아르노 벨로시는 은하 중심부에 있는 성운 전파를 분석해 '포름산에틸(ethyl methanoate)'이란 물질이 존재하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포름산에틸은 라즈베리나 럼주의 풍미를 내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우주의 향을 재현했다는 홍차 '스페이스 티(SPACE TEA)'는 벨로시의 의견을 바탕으로 개발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pace-tea 홈페이지

2020년 클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를 통해 선보인 '우주의 향을 재현한 향수'의 제품 매니저인 매트 리치몬드도 '화약과 구운 스테이크, 라즈베리, 럼주가 섞인 냄새'를 컨셉으로 조향했다고 밝혔습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au de space

NASA 에임스 연구센터 천체물리·천체화학연구소(Astrophysics and Astrochemistry Laboratory)의 설립자인 루이스 알라만돌라 소장은 우주의 냄새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ㆍ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가' 베이스라고 말합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혜성과 우주 먼지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분자는 우주 공간에 떠돌기 때문에 ISS에서 선외 활동을 하는 우주 비행사의 옷에도 부착됩니다. 따라서 ISS로 돌아와 우주복을 벗은 순간에 '우주의 냄새'가 느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화석 연료나 바이오매스 연료 부산물 및 가열 처리한 음식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라만드라 소장은 "우주의 냄새는 장소에 따라 다르다"며 "우주의 어두운 곳에서는 우주 먼지로 가득한 분자 구름이 존재하고 달콤한 설탕 향기부터 썩은 달걀 냄새까지 마치 뷔페식당과 같은 냄새가 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