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우주여행을 하고, 민간인으로 구성된 우주 비행 미션이 성공을 거두는 등 인류의 오랜 꿈이었던 우주여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언젠가 우주에서 살게 될 미래와 누군가 그곳에서 죽으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생각도 필요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구와는 환경이 크게 다른 우주라는 공간에서, "만약 사망한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 영국 티스사이드 대학 응용생물인류학과의 팀 톰슨 교수가 호주 비영리 언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해설했다. 

사람이 지구에서 죽으면 먼저 혈액의 흐름이 멈추고 중력에 의해 혈류가 쌓이기 시작해 피부 표면에 자줏빛 반점인 사반(Livor mortis)이 나타난다. 산열작용이 없어져서 체온이 하강하는 시냉(屍冷) 현상 및 근육 섬유에 칼슘이 쌓여 사후 경직도 생기게 된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e Conversation

이와 함께 장내 박테리아가 빠져나와 몸 전체에 퍼진다. 박테리아는 연조직을 먹어 치우고 방출하는 가스는 신체를 팽창시킨다. 근육은 파괴되고 강한 냄새와 함께 연조직 분해로 경직이 풀리게 된다. 이후에도 부패는 이어져 연조직의 붕괴 과정을 거쳐 결국 뼈만 남게 된다. 

그렇다면 우주 공간에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지구상에서 시체의 분해는 곤충·미생물·심지어 식물과 같은 살아있는 유기체에 의해 영양분이 재활용되는 균형 잡힌 생태계의 일부를 형성한다. 하지만 다른 행성의 환경은 우리 몸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톰슨 교수에 따르면 우선 중력의 영향을 받는 사반은 혈액이 고이지 않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신체 기능이 정지된 결과로 나타나는 사후 경직은 우주에서도 진행되며, 장내 박테리아가 연조직의 분해를 시작한다는 점도 같다. 다만 박테리아는 활동에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분해 과정이 크게 느려진다. 

지구에서는 토양 미생물 등의 도움으로 분해가 진행되는데 반해, 다른 행성의 환경은 연조직 보존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화성과 같은 건조한 사막지대라면 연조직이 분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조돼 미라와 같은 상태가 될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온도도 분해의 핵심 요소다. 가령 온도 범위가 120°C에서 –170°C에 달하는 달처럼 온도 변화가 심한 공간이라면 동결 및 열상으로 시체가 손상될 것이다. 

톰슨 교수는 "그럼에도 지구에서 일어나는 완전한 분해 과정이 우주 공간에서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유해는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혹독하고 열악한 우주 공간에 거주하게 된다면 화장이나 매장처럼 높은 에너지를 수반하지 않는 새로운 장례 관행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