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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사람들이 북적대는 식당 등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는 주변 소음 때문에 상대가 말하는 내용이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60세 이상 노인 8만여 명을 대상으로 새롭게 진행한 연구에서 "시끄러운 환경에서 남들보다 듣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및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lzheimer`s & Dementia

나이가 들어 기운이 쇠약해지면 귀가 어두어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며, 난청은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이 꼽은 '대처 가능한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 12선'에 포함되어 있다. 란셋에 따르면, 주요 위험 12선 중에서도 난청은 치매와 관련이 깊고 중년에 난청을 앓은 사람이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매 위험이 5배나 높아진다. 

난청과 치매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옥스포드 대학 조나단 스티븐슨 교수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연구 개시 시점에 치매를 앓지 않고 청력에도 문제가 없는 60세 이상 노인 8만 203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UK 바이오 뱅크 데이터에는 소음 속에서 대화를 청취하는 '스피치 인 노이즈'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연구팀이 이를 토대로 치매와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스피치 인 노이즈' 결과가 나쁜 사람은 치매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래 그래프는 시간 경과와 치매 발병률 관계에 대해 '스피치 인 노이즈' 결과를 토대로 정리한 것이다. 테스트 결과가 가장 나쁜(Poor) 참여자와 결과가 좋은(Normal) 참여자를 비교하면 <Poor>는 <Normal>에 비해 10년 후 치매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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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난청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등의 관계에 대해서도 분석했지만, "난청이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호주와 대만 연구 기관도 난청이 치매의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각각 발표했지만 난청에 대한 자진 신고 방식이라는 점이 이번 연구와의 차이점이다.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의 '스피치 인 노이즈'에서 다소 나쁜 결과에 해당하는 <Insufficient>에 속한 실험 참여자 중 53.4%와 <Poor>에 속한 참여자 중 43.8%가 "난청이라는 자각이 없었다"고 응답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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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란셋 연구에서는 난청은 '대처 가능한 위험'으로 분류돼 보청기가 치매 위험을 개선할 수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기존 연구로 얻어진 결과로는 일관성을 찾기 힘들다. 

스티븐슨 교수는 "이번 분석에서는 보청기가 치매 위험을 낮추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샘플 크기가 작아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청기 이용자는 일반적으로 심한 난청을 앓고 있고 다른 치료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조사 방법으로 개선 가능성을 추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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