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머크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몰누피라비르가 팬데믹과 싸우는 과정의 중요한 의약품이 될 것" (로버트 데이비스 머크 최고경영자(CEO)

다국적제약사 머크(MSD)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투약 후 환자 입원과 사망률이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임상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 이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머크가 미 바이오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먹는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FDA 승인을 받게 되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몰누피라비르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ribonucleoside analog)로 'SARS-CoV-2'를 비롯해 RNA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후보물질이다.

몰누피라비르 3상 임상시험은 감염 5일 이내의 코로나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자 절반은 몰누피라비르 알약, 나머지 절반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각각 5일간 복용하는 방식이다. 

임상 시작 한달 뒤 몰누피라비르 복용 환자 중 7.3%가 병원에 입원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반면 플라시보 복용군 입원률은 14.1%, 사망자는 8명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 환자의 입원 가능성을 50% 가량 낮출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머크는 올 연말을 목표로 100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정부는 이 중 170만 명분을 12억 달러에 선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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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몰누피라비르 쟁탈전도 점차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위드코로나 방침을 밝힌 호주 정부는 머크 치료제 30만 회분에 대한 구입 계획을 밝혔으며, 태국 정부는 20만 명분 구입을 협의 중이다. 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도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치료제 출시가 앞당겨지면서 정부도 우선 3만8000명분 구매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168억원을 확보하고 2022년 예산 194억원을 책정했다.

1인당 치료제 구매 비용은 90만원 정도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치료제 도입 후 투여 비용을 전액 부담할 방침이다. 

한편, 미국 전염병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치료제가 승인되더라도 백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우치 소장은 3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병원에 가지 않고 죽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감염되지 않는 것이다. 약이 있으니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전혀 말이 안 된다"며, "수많은 사망자가 백신을 접종했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람 대다수는 백신 미접종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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