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발효 기술은 말 그대로 ‘과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치는 ‘삼투작용’과 ‘발효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과학적인 식품입니다. 김치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작용이 우리 몸에 이익을 주는 좋은 균으로 변합니다. 결과적으로 김치는 발효에 의한 건강한 균을 인체에 전달하는 과학적인 음식입니다.” (김희연 한국 식품영양학 연구소 책임 연구원)
미국의 대표적인 건강 과학 연구지(誌) 사이언스 헬스는 한국의 김치를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 요구르트, 인도 렌틸콩, 일본 낫토와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바 있다.
발효를 바탕으로 완성되는 김치의 최대 핵심은 ‘유산균’이다. 유산균은 인체의 창자 속에 살면서 해로운 세균을 물리치는 성질 때문에 장(臟)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산균은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주고 변비를 예방하는데 무엇보다 다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주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발효를 통해 유익한 균(菌)을 형성해 건강한 음식으로 꼽히는 김치의 역사적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음식을 부패하지 않도록 발효를 시켜 오래 두고 섭취할 수 있도록 착안한 옛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발효’를 통해 우리 몸에 이로운 영향을 나타내며 과학적인 음식으로 검증된 김치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
현재 모 전자 기업의 김치전용 브랜드인 ‘딤채’는 이보다 앞서 ‘침채(沈菜)’로 처음 선보였고 침채는 ‘채소를 소금에 절여 물속에 잠기게 한다’는 한자식 표현이며 이후 ‘팀채’로 발음된 후 다시 ▲딤채 ▲짐채 ▲김채 ▲김치 순으로 음운이 변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는 과학’이라는 구체적인 근거는 김치를 제조 과정에서 볼 수 있다. 앞서 연구원이 언급했던 것처럼 김치는 ‘삼투작용’과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먼저 채소를 염장(鹽藏)시키면 삼투작용으로 염장된 채소에서 수분이 빠지고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으로 발효되면서 숙성되는 방식이다.
수분이 빠지고 미생물의 효소 작용으로 김치가 발효되는데 이때 우리 몸에 이익을 주는 ‘유산균’이 발생한다. 특히 염장을 마치고 파와 고추, 마늘, 액젓, 절인 배추를 혼합하는데 이들 채소에는 비타민C를 비롯해 비타민A로 작용하는 카로틴이 함유돼 건강한 장 활동을 돕고 면역력도 키워준다.
무엇보다 김치를 담그고 항아리에 담아 적당한 깊이의 땅속에 저장하는 방식도 가장 변질 되지 않고 건강하게 숙성시키는 또 하나의 과학적인 방식이다.
‘냉장고’라는 산업 기술의 산물을 통해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신선한 김치를 먹을 수 있는 현재와 달리 냉장고 개념이 전무했던 조선 시대 당시에는 항아리에 김치를 담아 땅에 묻어 보관했는데 주목할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땅속은 온도의 변화가 적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이전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사스(SARS)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위협했을 당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감염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최소의 감염자만 발생한 우리나라 상황을 보며 해외 의학계와 외신은 ’김치‘에 따른 강력한 ’면역력‘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실제로 전 세계 과학계는 김치에서 추출한 성분을 조류독감 균을 주입한 실험 쥐에 주사한 결과 안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을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전수된 김치의 과학적 효능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