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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코로나19를 치료할 목적으로 경구용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을 과잉복용하는 사례가 미국에서 급증하고 있다. 환자 대부분은 가축용 이버멕틴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버멕틴은 기생충 감염 치료용 구충제로서 안정성과 가격이 입증된 약물이지만,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이버맥틴을 활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여러 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입증되지 못했다. 

'투게더 트라이얼(Together Trial)'은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주최한 지난 8월 심포지엄에서 "약 1500명의 코로나19 환자 대상의 임상 결과, 이버멕틴은 코로나19 치료에는 확실한 효과가 없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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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버멕틴 허가를 받은 다국적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는 올해 2월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근거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이버멕틴이 코로나19용 치료제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20년에 발표된 논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해 이버멕틴이 일정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인체에 투여할 수 없는 수준의 이버멕틴 농도가 사용됐고, 인체에 적용할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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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품의약국(FDA)은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과다 사용할 경우, 구토·설사·저혈압 등의 부작용은 물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월 26일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버맥틴의 처방 사례 급증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버멕틴에 관한 잘못된 정보는 아직까지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효과를 믿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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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극물통제센터(NPR)에 따르면, 2019년·2020년 1월~8월 기간에 이버멕틴을 복용한 사람에게서 온 문의 전화가 400건 정도였지만, 2021년에는 1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7월·8월 증가율은 245%에 달한다. 

켄터키 독극물통제센터의 애슐리 웹 소장은 "받은 전화의 75%는 사료업체나 농산물 판매점에서 이버멕틴을 구입해, 가축용 이버멕틴으로 코로나19 치료를 시도한 사람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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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처방 없이 이버멕틴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크다. 가축용 이버멕틴 복용 사례가 급증하면서 FDA는 "당신은 말도 소도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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