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몸싸움이 거친 럭비는 부상 우려도 크다.
뉴질랜드 언론인 '벤 헤더(Ben Heather)'가 럭비 경기 중 발생하는 부상에 대해 폭로한 바에 따르면, 매년 약 1200명이 머리 부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부상의 약 2/3는 뇌진탕 또는 뇌 손상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UNSW) 토마스 오웬스 박사 연구팀은 럭비를 한 시즌 플레이하는 것이 선수들의 인지기능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연구결과는 '실험 심리학 저널(The Journal of Experimental Physi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나이티드 럭비 챔피언십에서 활약한 프로 럭비 선수 21명을 대상으로 시즌 전후에 인지기능 검사와 정맥 초음파 검사 등을 실시해, 선수끼리의 접촉이 뇌혈관 및 인지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조사 대상이 된 시즌에서 포워드 선수 5회, 벅스 선수 1회를 합쳐 총 6회의 뇌진탕이 발생했다. 스크럼을 짜는 포워드는 벅스보다 다른 선수와의 접촉 횟수가 많아, 한 시즌 동안 평균 약 7회의 충돌, 약 3회의 태클, 약 2회의 자칼 등 큰 접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 검사 및 인지기능 검사를 진행한 결과, 럭비를 한 시즌 플레이한 선수는 뇌의 산소 공급이 감소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워드를 맡은 선수는 벅스를 맡은 선수보다 입은 영향이 크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오웬스 박사는 "프로 선수들은 체격이 크기 때문에 접촉 영향이 아마추어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 회복을 위한 기간도 아마추어보다 짧다"며 "충돌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축적될 수 있어 현역 선수와 은퇴 선수 모두를 비교하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0년 이후 전 럭비 선수 200명이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었다"며 법적 투쟁을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제 경기 연맹의 국제 럭비위원회는 이번 연구에 대해 언급하며 "뇌진탕 연구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