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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거침없는 오프라인 진출 행보를 보이는 아마존이 미국에서 백화점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매장 면적은 3만 평방피트(2787㎡) 규모로 일반 백화점의 3분의 1 정도지만 의류와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취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계획은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 언론에 따르면 우선 오하이오주와 캘리포니아주에 개점할 예정이며 자체브랜드(PB)도 판매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의류·가구·건전지·전자제품 등 다양한 PB 상품을 다루고 있다.

◆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의류 판매 확대

아마존은 최근 의류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인 웰스파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미국 최대의 의류 소매업체다. 2020년 의류와 신발을 합친 판매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410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약 10% 증가한 45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명품 브랜드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제품에 특화한 앱 내 스토어 '럭셔리 스토어(Luxury Store)'를 오픈하고, 제1탄으로 브랜드 오스카 드 라 렌타의 기성복과 핸드백·보석·향수 등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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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아마존과 제휴한 명품 브랜드는 많지 않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계획 중인 백화점도 아마존의 의류 판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 목적은 '고객 행동과 심리 파악'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소매유통 컨설팅업체 쇼퍼트랙에 따르면 오프라인 소매 매장에 방문객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지난해 5% 감소했지만, 올해 2분기(4~6월)에는 41억 9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그럼에도 미국 백화점 업계는 경영 부진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어스 홀딩스와 JC페니는 2018년 10월과 2020년 5월에 각각 미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로드&앤 테일러와 니만 마커스 역시 지난해 11조 적용을 신청했다.

컨설팅회사 커스터머그로스파트너스에 따르면 1세대 전에 미국 소매판매(자동차·가솔린·외식 제외)에서 차지하는 백화점 매출은 약 10%에 달했지만 2021년 8월 기준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 경영진은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 위치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WSJ은 "소비자 행동과 심리를 파악하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아마존 글로벌 유통총액(GMV:Gross Merchandise Value)이 소매 최대 기업인 월마트를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전했다. 2021년 6월 기준 연간 아마존 유통총액은 6100억 달러에 달한다. 점점 거대해지고 있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월마트 등 소매업체도 전자상거래(EC)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항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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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5년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 시애틀에 오픈한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Amazon Books)를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2017년에는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 마켓'을 인수했고 자사의 기술을 총집결한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도 매장을 늘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수십 년 동안 고전하고 있는 백화점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아마존이 이번에도 업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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