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인류' 화석 발견....현생 인류와 교류 가능성
'미지의 인류' 화석 발견....현생 인류와 교류 가능성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1.06.25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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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 조상으로 추정...유럽 기원설에 의문 제기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지금까지 분류되지 않은 '미지의 인류'로 추정되는 화석이 학계에 보고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과 히브리 대학 공동 연구팀은 이스라엘 라믈라시 근교 네쉐르 라믈라(Nesher Ramla) 유적에서 발견된 14만년~12만년 전 화석이 새로운 고대 인류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네쉐르 라믈라 호모'(Nesher Ramla Homo)로 명명된 새로운 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한 생물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호모 사피엔스(현생인류)와 문화적 교류를 했을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문제의 화석은 히브리 대학의 요시 자이드너(Yossi Zaidner) 박사가 네쉐르 라믈라 유적에서 2010년 발굴한 것이며, 지상에서 8m 깊이 지점에서 동물 뼈와 석기 등과 함께 발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

화석은 두개골 일부와 어금니를 포함한 하악골로 구성되어 있다. 발굴 이후 수년간의 연구 끝에 연구팀은 14만년~12만년 전 고대 인류의 화석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발굴한 화석의 가상 이미지를 구축한 뒤, 유럽·아시아·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다양한 인류 화석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아래턱뼈와 어금니는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한 특징이 확인됐으나 두개골은 네안데르탈인보다 더 오래된 '사람속'(屬-Homo) 특징이 나타났다. 또 네안데르탈인과 초기 호모 사피엔스와 비교해 뼈가 두꺼운 것으로 확인됐다. 

14만년~12만년 전 이스라엘을 포함한 동부 지중해 연안에 살던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뿐이라고 여겨졌으나, 이 화석은 그 어느 쪽도 아닌 미지의 인류가 동시대에 함께 살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

연구팀은 네쉐르 라믈라 호모가 약 40만년 전부터 10만년 전까지 이 지역에서 거주한 마지막 사람속의 일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온 시점은 12만년 전 무렵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8년 이스라엘 북부 미스리야 동굴에서 19만 4000년~17만 7000년 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이 발견되는 등 적어도 20만 년 전에 지중해 동부 연안인 레반트 지역에 진출한 증거 등이 발견되고 있다. 

네쉐르 라믈라 호모 화석에서 DNA를 채취할 수는 없지만,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인류 발전 과정의 빈 조각을 채우는 중요한 의미"라고 언급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에서 발원해, 한랭화로 남하해 약 7만년 전 레반트 지역에 도달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연구팀은 기존 이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텔아비브 대학 인류학자인 이스라엘 헤르쉬코비츠(Israel Hershkovitz) 교수는 "네안데르탈인의 조상이 훨씬 이전인 40만년 전부터 레반트에 살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서유럽 네안데르탈인이 레반트 지역에 살았던 더 큰 규모의 인류(네쉐르 라믈라 호모)의 생존자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수십만 년 전에 교배했다는 연구 결과에 대한 "유럽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과 아프리카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교배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도 네쉐르 라믈라 호모의 존재로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한다. 

텔아비브 대학 힐라 매이(Hila May) 박사는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와 교배한 개체군이 네안데르탈 인의 조상인 네쉐르 라믈라 호모일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와 네쉐르 라믈라 호모가 수만 년에 걸쳐 같은 지역에 살았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교류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쉐르 라믈라 호모와 함께 발굴된 석기는 박편 석기인 '르발루아'(Levallois)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이는 같은 시기 호모 사피엔스가 만든 석기와 동일하다.

석기에 사용된 르바로아 기법이 분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유사해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와 네쉐르 라믈라 호모 집단 간 문화적 상호 작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네쉐르 라믈라 호모 화석이 발견된 지점 근처에서 사냥한 오록스·멧돼지·타조·거북이 등을 먹을 때 불을 사용한 흔적과 동굴 밖에서 장시간에 걸쳐 불을 피웠던 흔적 등이 발견돼, 이 인류가 불을 관리하는 능력도 뛰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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