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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출되는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은 멜라닌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쥐 실험으로 확인된 바 있으며,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색소를 잃은 머리카락이 갑자기 하얗게 변하는 일은 실제로 주변에서 종종 일어난다. 

하지만 스트레스 시간을 단일 모낭 수준에서 모발 색소 침착과 정확하게 연관시키기 어려워 과학자들은 이를 규명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새로운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머리가 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흰 머리카락이 원래 색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Columbia University Irving Medical Center / eLife

미국 컬럼비아 어빙 메디컬 센터 소속 마틴 피카드 교수는 실험 참가자 14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경험한 몇 가지 사건에 각각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조사했다. 각 참가자는 스트레스를 기록한 일기 및 매주 작성한 스트레스 수준 평가서를 제출했다. 

연구팀은 모발의 색소 손실 정도를 정량화하기 위해 고해상도 스캐너로 모발의 상세 이미지를 캡처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Columbia University Irving Medical Center / eLife

피카드 교수는 "오래된 흰머리가 '젊은' 색소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인간 노화와 스트레스의 영향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법으로 모발의 색 변화를 측정해 참가자가 경험한 사건과 대조한 결과, 스트레스가 많은 날과 색소가 급격하게 빠진 시점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모발의 단백질 변화와 색소 변화를 연계해 수학적 모델링으로 검토한 결과, 스트레스·모발의 색·미토콘드리아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고 언급했다. 즉, 스트레스는 모발 색소를 만드는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참가자 중 한 명은 5가닥의 머리카락이 흰색에서 적갈색으로 단기간에 돌아왔는데, 이 시기 2주간 휴가를 통해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모발의 색소가 다른 모발의 양만큼 회복되어 다시 원래대로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카드 교수는 "모발 색의 변화는 가역적이다. 수학적 모델에 근거하면 스트레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 수준이 임계치를 초과하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삶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좋은 목표이지만 머리카락이 반드시 원래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며 "이번 연구는 인간의 노화가 선형적이고 고정된 생물학적 과정이 아니라 적어도 부분적으로 중단되거나 일시적으로 역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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