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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에서 실업 수당 신청에 사용되고 있는 안면인식 시스템 '아이디미'(ID.me)의 결함으로 많은 실업자의 신청이 보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미는 실업 수당 사기 및 부정을 방지할 목적으로 도입된, 본인 확인 과정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얻은 생체 데이터와 공적 서류를 연계한 온라인 검증 시스템이다. 

21일(현지시간) IT 뉴스 사이트 마더보드(Motherboard) 보도에 따르면 아이디미는 미국 20개 주 행정 서비스 접수에 활용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아이디미 결함으로 실업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140만 명의 실업급여 수급자 계정이 갑자기 멈추면서 복구까지 몇 주간 대기해야 했다. 

또 이전에는 문제없이 실업 수당을 받아 온 사람이 시스템 도입 후 안면 인식에 실패해 갑자기 수당이 중단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 등 아이디미를 도입한 많은 주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라스베가스에서 '긱워커'(Gig Worker:초단기 계약직)로 생활하는 팀 위버도 실업 수당이 갑자기 중단된 실업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아이디미 안면 인식에 3회 실패해 시스템이 막혔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경우 신청자들은 화상 채팅을 통해 직접 승인을 받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하며, 대기 시간은 길게는 수주간이 걸린다. 

트위터에서 불만을 토로한 팀 위버도 재활성화 과정에 3주가 걸렸다. 그는 마더보드와의 인터뷰에서 "다행히 비축해 놓은 식량이 있어 버텼지만, 일부 요금 등은 납부하지 못했다. 끔찍한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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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이디미의 블레이크 홀 CEO는 여러 미디어에 보낸 성명에서 "다른 안면 인증 시스템과 달리 우리의 안면 인식 기술은 공항과 같은 1대1 매칭을 실시한다. 따라서 알고리즘 효율성은 99.9%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굴 인증 실패가 아이디미의 기술적 문제가 아닌 사용자의 문제라며 "가령 얼굴의 절반만 보이는 셀카를 업로드하는 사례 등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홀 CEO는 올해 2월 오레곤주 TV 프로그램에서 "실업급여 부정 수급으로 인한 손실은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몇 주 후 몬타나주 TV 프로그램에서는 2000억 달러라고 말했고, 다음 달에는 3000억 달러로 늘어났으며 미국 미디어 악시오스(Axios)가 2021년 6월에 게재한 기사에서는 4000억 달러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가 2020년 3월~10월에 적발한 실제 부정 수급 금액은 56억 달러에 불과하다. 노동부가 적발하지 못한 추정 금액을 합치더라도 피해액은 최대 수백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마더보드는 "사기 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부정행위를 연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실제보다 문제를 부풀림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이 발표하는 통계에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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