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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유아기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일반적이며, 성인이 되어도 무서운 이야기를 듣거나 공포 영화를 본 후 어둠이 무서워 TV나 등을 켠 상태로 잠을 청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호주 모나쉬 대학(Monash University) 터너연구소가 사람이 어둠을 두려워하는 것은 빛에 대한 뇌의 반응과 관련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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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정서 반응의 처리와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편도체'가 빛으로부터 받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편도체는 불안과 공포 등의 감정에 의해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빛은 편도체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터너 연구소 연구팀은 방의 광량을 변화시켜 이에 따른 편도체 활동을 fMRI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여자 23명의 뇌 상태를 fMRI로 측정하면서 30초 간격으로 ▲10룩스(lux) ▲100룩스 ▲1룩스 이하로 방의 밝기를 조절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30분에 이르는 측정 결과, 1룩스에 비해 10룩스 조건에서는 편도체 활동이 다소 억제되며, 100룩스에서는 편도체 활동이 크게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 또 광량 변화에 따른 활동량 증감과 함께 밝은 곳에서는 편도체와 복측 전두 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사이의 기능적인 연결이 나타나는 징후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빛은 뇌의 '공포 관리 기능'을 가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빛은 공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자체를 줄이거나 부정적인 감정 처리를 촉구하기도 한다. 빛은 인간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현상에 한몫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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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 Alert)는 "광량과 뇌 활동의 관련성은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광량 변화는 입면 시간과 기상시 각성도뿐 아니라 기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동절기 햇빛 부족으로 생기는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에 LED 백색 조명을 이용하는 빛 요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빛이 편도체에 미치는 영향은 빛에서 얻은 전기적 신호를 눈에서 뇌 각 부위에 전달하는 '감광신경절세포'(ipRGC)가 열쇠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에서 ipRGC와 편도체 사이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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