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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아산화질소(nitrous oxide)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산화질소는 보통 '웃음가스(Laughing gas)'로 불린다. 어린이 치과에서 치료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마취제의 일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 중에는 항우울제나 다른 치료 방법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울증 치료에 실패한 사람을 대상으로 저농도 아산화질소를 이용하면, 경미한 부작용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시카고 의대와 워싱턴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2021/06)

시카고 의대 피터 나젤(Peter Nagele) 교수는 2014년 "아산화질소가 중증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선행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나젤 교수는 당시 우울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위약대조 비교시험을 실시했다. 

아산화질소와 위약군으로 분류해 1시간가량 흡인시키고 24시간동안 HDRS(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을 조사한 결과, 치료 2시간 만에 아산화질소군의 3분의 2에서 우울증상의 뚜렷한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구역질·구토·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Biological Psychiatry(2014/12)

나젤 교수는 선행 연구에서 사용된 가스의 농도가 진해 부작용이 컸던 것으로 보고 부작용 감소를 위해 농도를 낮춘 아산화질소 가스를 이용한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20명의 환자들은 평균 4.5개의 항우울제를 복용했으며 평균 17.5년 동안 우울증을 겪었다. 

실험 결과, 25%로 농도를 낮춘 아산화질소를 투여한 경우 부작용은 선행 연구와 비교해 4분의 1로 억제된 반면, 50% 농도의 가스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가스 투여 효과는 연구팀의 예상보다 훨씬 긴 약 2주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구를 완료한 후 참가자의 55%(20명 중 11명)는 우울증 증상의 절반 이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으며, 40%(20명 중 8명)는 단기 완화를 경험했다. 또 전체 참가자의 85%(20명 중 17명)는 우울증이 '중증'에서 '중등도'로 개선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찰스 R. 콘웨이 워싱턴 대학 정신과 교수는 "일반적인 항우울제 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많은 환자들이 빠른 개선을 보였다. 이는 아산화질소가 중증 우울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나젤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아직 파일럿 연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치료 방법이 없는 수백만 명의 우울증 환자들이 존재하고 일부는 자살 충동을 겪기도 한다.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법이 되기 위해 의료계의 관심과 수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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