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를 '기생균'에 감염시켰더니...뎅기열 방어효과 77%
모기를 '기생균'에 감염시켰더니...뎅기열 방어효과 77%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1.06.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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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모기가 매개하는 감염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모기의 번식을 억제하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최근 모기 번식을 방해하는 세균에 감염된 모기와 일반 모기를 풀어 감염 발생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조사하는 실험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모기를 세균에 감염시키는 것이 77%의 감염 방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황열병 등 수많은 병원체를 매개하기 때문에 "역사상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생물"로 불리기도 한다. 모기가 옮기는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5월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유전자 변형 모기를 풀어 모기 번식을 제어하는 대규모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볼바키아'(Wolbachia pipientis)라는 기생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가 볼바키아에 감염되지 않은 암컷과 교배하면 번식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를 방사하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볼바키아는 선충류 및 절지동물에 내부공생만을 하는 대표적인 기생균 중 하나다. 최근 바이러스를 옮기는 야생모기를 제거하는데 이 균을 이용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시에서 진행된 대규모 실험 결과는 2021년 6월 10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연구팀은 욕야카르타시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12개 장소에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떼를 방사하고 이와는 별도로 역시 무작위로 선택한 12개 장소에 일반 모기떼를 방사하는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실시했다. 

모기 방사는 2017년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연구팀은 2018년 1월 8일부터 2020년 3월 18일까지 정부 산하 클리닉에 등록된 5만 4000명의 환자를 선별해 8000여 명을 연구 참여자로 등록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6306명을 대상으로 '모기가 얼마나 질병을 매개했는지' 분석한 것.

분석 대상인 6306명 가운데 2905명은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가 방사된 지역, 나머지 3401명은 대조군 지역 출신이다. 연구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11.8세였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실험 결과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가 방사된 지역 주민은 전체의 2.3%에서 뎅기열이 발병한 반면, 대조군 주민은 이 수치가 9.4%에 달했다. 즉 방어 효과는 77.1%에 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뎅기열 관련 입원 비율의 차이는 더욱 현저하다.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를 방사한 지역 주민은 0.4%, 대조군 주민은 3%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감염을 방지하는 볼바키아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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