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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대만 TSMC가 각각 3월과 5월에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인텔은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 설립에 200억달러를 투자해, 주력 제품의 자체 생산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애리조나 주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보조금 도입 등을 통해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인 TSMC 역시 12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에 당초 증설 목표인 1개 공장보다 대폭 투자를 늘린 총 6개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17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걸설하기로 결정한 삼성전자도 텍사스·뉴욕과 함께 애리조나를 유력 후보지로 물망에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까지 가세한다면 애리조나는 명실공히 글로벌 반도체 Top3의 집결지가 되는 셈이다.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애리조나가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지역으로 각광받는 이유를 해외 뉴스 미디어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가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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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분석한 반도체 공룡들이 애리조나로 모여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비가 적게 내리고 자연재해의 위험이 낮다'는 환경적 요인이다. 애리조나의 연간 강수량은 불과 345mm 정도로, 애리조나가 위치한 미국 남부 연간 강수량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애리조나는 미국에서도 특히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위험이 낮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강수량이 적고 식물이 불규칙하게 분포해 산불 위험이 적고 지진 발생 비율도 낮다. 

또 일조 시간이 길어 태양광 발전이 활발해 신재생 에너지를 얻기 쉽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전체 전력의 약 5%에 해당하는 약 520만 kW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비가 잘 오지 않아 물 공급이 불안정하다면 물이 대량으로 필요한 반도체 공장 가동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TSMC가 위치한 대만은 최근 극심한 가뭄이 이어져 반도체 생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반도체 공장은 물 재이용에 주력하고 있어 물 부족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 포레스터(Forrester)의 글렌 오도넬 연구원은 "반도체 공장은 엄격한 관리하에 물을 재활용하고 있어, 마치 밀폐된 시설의 실내 수영장과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텔이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물 재생 프로젝트(15 water restoration projects)가 완성되면 연간 약 35억 리터 이상의 물이 재생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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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는 '인적 요인'이다. 애리조나 주정부는 주내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적인 환경 정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애리조나 소재 대학들도 반도체 관련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애리조나는 기업 관련 세금이 미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데다 기업 지원책도 다양한 편이다. 노조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노동자의 근무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권리법' 도입 이후 강성 노조가 뿌리내릴 수 없는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애리조나의 반도체 생산 환경에 대해 오도넬 연구원은 "인텔과 TSMC의 최근 발표는 연방 정부, 주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많은 단체의 지원과 노력이 축적돼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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