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ASA / Johnson Space Center / Bo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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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항공우주국(NASA)은 현지시간으로 6월 3일, 스페이스X의 상업 발사 로켓인 팰콘9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쏘아 올릴 예정이다.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ISS로 떠날 제22차 화물에는 다양한 과학 연구를 위한 물자와 함께 아주 특별한 승객이 탑승한다. 

바로 경이로운 생명력을 가진 '곰벌레'(Water bears) 5000마리와 하와이 근해에 서식하는 '짧은꼬리 오징어'(Euprymna scolopes) 128마리가 그 주인공이다. 

지구촌 최강 생명체로 불리는 곰벌레는 몸길이 50㎛(마이크로미터)~1.7mm(밀리미터) 정도의 매우 작은 동물로, 축축한 지면·수중 심해·고산에 이르는 다양한 환경에 서식하고 있다. 영하 270도의 초저온과 150도의 고온을 견뎌내고 몸의 수분이 3%가 되어도 죽지 않으며, 인간이라면 사망할 수준의 방사선과 진공 상태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2019년에는 곰벌레를 실은 이스라엘 무인 탐사선이 달 착륙 전에 추락해, 수천 마리의 곰 벌레가 달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새로운 연구는 ISS의 미소중력(마치 중력이 없는 것처럼 무게를 느끼지 아니하는 현상) 하에서 번식한 곰벌레의 유전자 발현을 통해 높은 스트레스 환경에 대한 적응과 생존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 우주여행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오밍 대학 분자생물학 교수이자 이번 실험의 수석 연구원인 토마스 부스비(Thomas Boothby)는 "우주비행은 지구 환경에서 진화한 인간을 포함한 생물에게 매우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며 "곰벌레가 우주 공간에 적응해 번식하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우주 비행사를 보호하는 방법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사용할 동물은 길이가 3㎜에 불과한 '짧은꼬리 오징어'라는 이름의 새끼 오징어다. 짧은꼬리 오징어는 체내에 발광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관이 발광하는 것은 생물 발광 특성을 가진 심해세균(Aliivibrio fischeri) 덕분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Jamie S. Foster/University of Florida

짧은꼬리 오징어와 심해세균은 공생 관계에 있으며, 짧은꼬리 오징어가 영양을 공급하는 대신 세균이 발광해 외부 적으로부터의 스스로를 지키는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우주 환경에서 유익한 미생물과 동물의 상호 작용을 조사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한 제이미 포스터(Jamie Foster) 플로리다 대학 교수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건강한 소화와 면역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생물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유익한 상호 작용이 우주 비행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짧은꼬리 오징어는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심해세균을 포획해 발광 기관에 모아둔다. 연구팀은 ISS에서 새끼 짧은꼬리 오징어가 세균과 공생 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분자를 연구해, 우주에서 공생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떤 유전자를 사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번 보급 물자에는 ▲휴대형 초음파를 이용한 모바일 컴퓨팅 장치 ▲로봇 팔 등 원격 조정 인터페이스 ▲우주 비행 중 신장 결석이 생기는 구조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 키트 ▲물이나 농약 사용을 줄이기 힘든 목화 개발을 목표로 한 실험 키트 ▲선내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태양 전지 패널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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