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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에서 '털곰팡이증'(mucormycosis)이라는 치명적 곰팡이균이 감염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털곰팡이증은 잎이나 나무 등의 유기물을 부패시키는 검은 곰팡이라고도 하는 털곰팡이에 감염되는 사례다. 털곰팡이는 토양·썩은 과일·공기·건강한 사람의 코 점액 등 도처에 존재한다. 

털곰팡이는 피부의 상처나 찰과상, 또는 공기에서 체내로 들어와 부비동이나 폐에 정착한다. 체내로 침입한 털곰팡이는 혈류를 통해 퍼지고 코피·눈 주위 붓기 ·피부 변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각하면 뇌·눈·비장·심장 등 장기까지 영향을 미쳐 치사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털곰팡이증은 당뇨병과 같이 면역 활동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이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인도에서는 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털곰팡이균에 노출돼 병발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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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가 주도인 인도 서부의 마하라 슈트라주에서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200명이 털곰팡이증에 감염돼 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마찬가지로 수도 델리와 구자라트주에서 털곰팡이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 정부는 치료를 위해 5000회분의 항진균제 '암포테리신B'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VK 폴 박사는 기자 회견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또는 코로나19에서 회복 단계인 사람이 털곰팡이균증을 앓고 있지만, 대규모 감염 사례는 없다"고 언급했다. 

인도에서 털곰팡이증 감염자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BBC 뉴스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의학계는 코로나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폐 염증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는 스테로이드가 면역력을 낮추고 혈당 수치를 높이면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는 전이를 막기 위해 의료진이 안구 및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도의 한 의사는 "올해 4월에 털곰팡이균증 환자 수십명을 진찰했다"며 "털곰팡이균은 눈에서 뇌로 쉽게 전이되기 때문에 이 질환에 감염된 11명의 환자의 안구를 제거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로 B.1.617 등 이중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들고 있다. 이중 변이는 변이 바이러스 2종을 보유한 바이러스로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성과 파괴력이 한층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도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일을 포함해 2299만명이며 총 사망자 수는 24만999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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