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삼성전자 등 국내 재계…"미래 성장동력은 ESG"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ESG를 갖추지 않은 기업은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기류로 흐르고 있습니다. ESG는 단순히 사회공헌 활동이나 사회적 기업만을 강조하지 않고 국가와 인간. 더 넓은 의미로는 인류와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ESG는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기업의 핵심 기준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인사이드 경제정책 포럼 박인석 선임 연구원)

지난 2000년 영국은 연기금을 대상으로 ESG 공시 의무화 제도를 신설하고 나섰다. 전 세계 무대에서 최초의 ESG의 신호탄이다. 기폭제가 된 영국에 이어 스웨덴과 독일, 벨기에, 그리고 프랑스가 뒤따르면서 ESG는 유럽 전역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영국을 기폭제로 유럽 전역에서 확산된 ESG는 사실 영국의 연기금을 대상으로 ESG공시의무화 제도 신설을 통해 본격화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실행도 못한 채 구성안만 만지작거리던 천덕꾸러기였다.

실제로 ESG의 첫 시작점은 지난 2006년 UNPRI(유엔책임투자원칙)을 통해 언급되며 기업의 사회책임투자 장려에서 비롯됐지만 궤도에 오르기까지 무려 10년 넘게 유명무실했다.

당초 영국의 연기금을 대상으로 시작된 ESG는 점진적으로 기업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 기업들은 왜 ESG 경영 강화를 위해 가속도를 붙이고 있을까?

사실 알고보면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동안 기업들이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일정정도 환원하는 이른바 ‘기업 나눔활동’이 1차원적 사회공헌 방식이라면 ESG는 사회적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입체적인 사회공헌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10년 전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 측면에서 내다본 글로벌 기업의 핵심은 재무적 리스크였다. 하지만 ESG가 본격화되면서 ESG 관리수준이 높은 기업은 낮은 기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고위험과 영향을 받는 체계적 위험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체계적 리스크 역시 ESG기업의 능력을 뛰어났다. 실제로 에너지 효율을 추구한 ESG기업의 경우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비용부담이 높아지더라도 대응이 유연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외 ESG 경영 실천 나선 기업의 가치도 상승 효과

ESG 경영 강화에 나선 기업들은 자사의 기업 가치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 국적의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의 경우 리사이클 원단과 유기농 목화를 바탕으로 의류 제품을 생산하면서 기업의 가치는 물론 심각한 지구환경 생태계에 지대한 기여를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파타고니아는 ‘지구를 살리고 전 세계 멸종 위기를 막는다’는 기업 슬로건을 앞세워 환경분야 노벨상으로 유명한 유엔 지구환경대상에서 ‘기업가 비전’ 부문을 수상했다.

말 그대로 ESG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제2의 세계 대공황 위기에도 오히려 가파른 매출 성장률을 보이는 성과와 함께 이에 따른 기업의 이익 중 1%를 전 세계 환경단체에 후원하며 ESG 실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ESG 경영은 글로벌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ESG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누가 얼마나 빨리 ESG 경영을 통해 고효율적인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느냐는 과제에 봉착한 것이다.

세계적인 ESG의 대전환이 속도를 높이면서 해외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전략적인 모색도 빠르고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SK그룹과 삼성전자 등이 ESG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이른바 ESG의 중요성은 국내 기업에도 고스란히 녹아내리고 있다. ESG 대응은 이제 국내외 구분 없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되는 만큼 ESG 경영 확산을 위한 기업의 체질개선과 함께 기업의 실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ESG의 기본 지표인 환경(E) 산업 분야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인 반도체를 비롯해 2차 전지 사업과 자동차(자율주행 및 수소차), 그리고 바이오는 ESG 확산에 따른 주력 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ESG는 국내 재계에서도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단연 SK그룹을 꼽을 수 있다.

SK그룹의 모범적인 ESG 대응력은 총수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ESG 경영 강화 의지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최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SK그룹은 국내 재계 가운데 가장 먼저 ‘RE100’에 가입했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에 나서는 것은 환경위기와 코로나 펜데믹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친환경사업과 사회적가치, 신뢰받는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으로 근본적 변화를 이뤄갈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ESG에 총력을 다하고 나선 재계는 SK그룹 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ESG 경영에 적극 뛰어들며 속도를 붙이고 있다.

“ESG 경영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을 강조하고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전사 차원의 협의기구인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최고재무책임자 주관으로 격상시키면서 ESG 경영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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