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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품귀현상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HDD와 SSD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IT 매체 익스트림테크(ExtremeTech)가 보도했다. 

익스트림테크는 "새로운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아시아에서는 HDD와 SSD 등 스토리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토리지 품귀 현상을 처음 보도한 것은 중국 언론인 타임 파이낸스(Time Finance)이다. 매체는 "비교적 새로운 가상화폐 '치아'(Chia)에 관한 소문을 퍼트려 PC 부품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 하드웨어 벤더가 의도적으로 스토리지 부족 상황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치아는 비트토렌트 개발자로 유명한 천재 프로그래머 브람 코헨(Bram Cohen)이 만든 가상화폐다. 

이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등이 사용한 'Proof of Capacity (PoC)' 대신 'Proof of SpaceTime (PoST)' 알고리즘을 채택한다. PoST은 동일한 스토리지 풀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PoC와 다른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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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채굴업자가 중심이 되어 HDD와 SSD를 쓸어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아는 네트워크의 총 저장 용량에 얼마나 스토리지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고성능·고용량 스토리지일수록 채굴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상화폐 채굴자들이 4TB에서 18TB에 달하는 하드디스크의 대량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 주의해야 할 것은 치아가 아직 어떤 거래소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가상화폐라는 점이다. 

씨게이트(seagate)는 분기 결제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채굴을 통해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타임 파이낸스는 "HDD와 SSD 부족은 개별 판매처에서 스토리지를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익스트림 테크는 "판매처의 스토리지 사재기 및 치아 채굴 수요가 겹치면서 아시아에서 스토리지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PC하드웨어 전문매체인 '탐스 하드웨어'(tom's HARDWARE)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씨게이트 및 웨스턴 디지털의 HDD 제품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중국 온라인몰에서는 양사 제품 대부분이 매진 상태다. 특히 대용량 16TB 및 18TB HDD의 인기가 높아 판매 가격은 최대 66.7%까지 상승했다. 

8TB 이상 HDD 구입 제한에 대한 안내문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witter

치아에 대한 수요는 중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채굴 수요로 대용량 HDD의 품절이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판매처에서 HDD 구매를 제한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익스트림테크는 "지난 5년간 GPU 시장의 거의 절반을 채굴 수요가 차지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가상화폐 채굴이 스토리지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미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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