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탠포드대, "코로나19 발병시 아동의 면역세포 반응이 어른보다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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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어린이의 면역세포가 성인 면역세포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초기 단계지만 코로나19 감염 시 어린이가 성인보다 중증화 경향이 훨씬 낮은 원인을 규명할 단초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인간의 면역 시스템은 T세포·B세포·대식세포(Macrophage) 등 다양한 세포로 구성되어 있지만 모든 사람이 혈중에 동일한 세포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면역세포가 개인 간에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사람의 수명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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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혈액샘플 114개, 1~3세 어린이 혈액샘플 93개, 제대혈 샘플 12개, 장기 기증자의 혈액·림프절·비장 샘플 8개를 수집해 각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전에 채취한 어린이의 혈액은 바이러스에 한번도 노출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혈중 B세포가 성인보다 빈번하게 SARS-CoV-2와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B세포는 몸이 과거에 발생한 병원균을 기억해, 과거 병력에 근거해 세포 수용체의 변이를 통해 면역세포를 구성한다. 

연구팀은 개인 간 면역세포 차이에 대해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SARS-CoV-2에 감염된 후 성인보다 가벼운 증상으로 발병한다. 이는 바이러스 수용체 발현과 면역반응의 차이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는 성인과 대조적으로 항체가(antibody titer)가 낮고, SARS-CoV-2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특이적(特異的)인 면역 글로불린G(IgG)가 많다.

백혈구 일종인 B세포는 세포 표면 수용체에 과거에 감염된 병원체 정보를 가지고 있다. 수용체는 B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병원체의 항원에 퍼즐 조각처럼 결합하는 것을 지원해, 병원체에 대해 면역반응을 한다. 이러한 수용체는 세포와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했을 때 병원체를 파괴하는 다른 수용체로 변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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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B세포 수용체를 조사한 결과, 아이들의 B세포는 과거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해 성인보다 더 많은 클론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SARS-CoV-2에 감염되지 않아도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더 많은 B세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걸려도 중증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아이가 다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 이를 복제해 SARS-CoV-2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과거의 코로나바이러스 노출이 교차 반응성 메모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복제 반응은 아동기에 가장 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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