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앓게 되면 "세포 노화가 2년 앞당겨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주요 우울장애는 지속적인 우울감과 활동력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우울증 상태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장애의 일종이다. 

우울장애가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 골다공증 등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앞선 연구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련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팀은 "주요 우울장애는 신체의 생물학적 과정을 촉진하고 노화 자체를 빨라지게 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 실험을 진행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ranslational Psychiatry

이를 입증하는 나이 측정 방법으로 연구팀은 DNA의 화학적 변화에서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하는 '후성유전학적 생체시계'(Epigenetic clock)를 채택했다. 후성유전학적 생체시계는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라는 DNA에 붙은 후성유전 표지 수천 개를 측정해서 생물학적 나이를 정확히 추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주요 우울장애 환자 49명과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남녀 60명의 혈액 샘플을 비교 분석했다. 성별·흡연 상황·BMI 지수 등을 고려해 비교한 결과, 주요 우울장애 환자는 육체적으로는 노화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지만 세포 상으로는 평균 약 2년의 노화가 관찰됐다. 

아래가 DNA 메틸화 패턴에서 산출된 세포 나이(Grim Age)에서 실제 나이를 뺀 수치인 'Age Accel Grim'를 나타낸 1차원 분포도다. 건강한 대조군(Healthy Controls)에 비해 주요 우울장애(MDD) 환자의 Age Accel Grim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팀

아래는 Y축을 세포 나이(Grim Age), X축을 실제 나이(Chronological age)로 그래프화한 것이다. 건강한 대조군(HC)에 비해 주요 우울장애(MDD)가 세포나이(Grim Age) 값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실제 나이에 비해 세포 연령이 높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울증을 '뇌 프로세스에 한정된 순수한 의미의 정신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이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우울증이 DNA 메틸화를 유발하는 것인지, 뭔가 근본적인 요인이 따로 있어 그 요인이 우울증과 메틸화 모두를 유발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