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도요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현대차가 앞서고 있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반격과 중국 자동차 회사의 도전으로 한·중·일 3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순차적으로 줄이고 있으며 연이어 친환경차 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현대차가 선두에 있지만, 완성차 업계의 발빠른 행보에 전기차 시장처럼 수소차 시장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 '독주'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현대가 출시한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차 'ix35 퓨얼 셀(Fuel Cell)'(2013년)과 도요타 '미라이(2014년)'의 등장으로 본격 개막하며 수소차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2018년 자사 첫 수소 전용모델인 '넥소'를 출시한 이후 세계 최초로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현대차

현대의 '2021 넥쏘'는 10.25인치 클러스터·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OTA)·물 배출 기능·레인센서·앞좌석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윈도우 등을 기본 탑재하고 차량 음성인식 기능을 개선음에도 가격이 기존보다 인하됐다. 

넥소가 불붙인 인기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점유율은 2020년 기준 69%를 달성하며 경쟁사인 도요타를 크게 따돌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넥쏘는 지난해 6500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판매량이 35.3% 증가한 반면, 일본 업체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도요타는 2020년 수소차 1600대 판매, 혼다 수소차 판매량도 200대에 그쳐 점유율은 크게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출시한 이후 인기를 끌고 있는 도요타의 미라이 2세대가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면 현대차를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이 있다. 

도요타가 2020년 12월 출시한 신형 미라이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도요타

신형 미라이는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850㎞에 달하는 등 성능을 크게 강화됐다. 수소 탑재 용량을 20% 늘리고 연료효율 약 10% 개선, 항속거리도 이전 모델 대비 30% 늘었다. 도요타는 신형 미라이 출시와 함께 버스와 트럭을 포함해 수소차 생산능력을 연간 3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해 취임 후 가진 국회 연설에서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 탈탄소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포르투갈 버스제조업체인 카에타노 버스 지분을 인수했고, 유럽에 슬로벌 수소연료전지 관련 업무를 총괄할 법인 ‘퓨얼 셀 비즈니스 그룹(Fuel Cell Business Group)’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 상용차 업체 켄워스와 협력해 수소 전기 트럭도 개발 중이다. 

◆ 중국, 수소차 경쟁 합류하며 '속도'

한편 국가적 차원의 지원 사격과 거대한 내수 시장의 수혜 속에서 중국 업체들이 수소차 시장 진출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의 시장 개척은 한국과 일본 등 수소차 선두그룹의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최대 SUV 회사인 창청자동차(長城·Great Wall)는 최근 2025년을 목표로 수소차 시장 톱3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올해 자사 첫 수소 SUV를 출시하고 49t 수소 트럭 100대를 선보이겠다는 것. 

창청자동차의 SUV 모델 하발(HAVAL) H6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창정자동차

창청차동차는 향후 3년간 30억 위안을 투입해 총 1만대 규모의 수소차 양산 규모를 갖추고 2025년까지 수소차 모델 3개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 자동차는 2025년까지 10개의 수소차 모델을 투입해 중국 수소차 시장의 10%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지리·이치·둥펑 등 무려 10여 개의 중국 업체들이 수소차 개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수소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최근 자국 업체들의 수소차 개발이 확대되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10년 내 100만대 수소연료전지차량 보급과 충전소 1000기 확충을 통해 수소 생태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2023년까지 수소차 보급 및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총 340억위안을 선정된 10개 지역에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소차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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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 개화의 주역인 중국 정부가 수소차 시장 확대를 선언하면서 중국은 수소차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 규모의 자국 시장과 강력한 정부 지원을 성장 동력 삼은 현지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수소차 관련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차 입장에서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은 기술 격차가 커 협력을 모색하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업체들이 추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한편, 현대차 역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소차 판매를 한층 확대하기 위한 잰걸음을 본격화했다. 2020년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수출을 시작했고, 올해는 중국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럭 신모델인 엑시언트 준비도 한창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엑시언트를 유럽 2만5000대, 미국 1만2000대, 중국 2만7000대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국내 사양으로 개발한 수소전기트럭을 CJ대한통운·쿠팡·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해 내년까지 물류 사업에 시범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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