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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중국이 지난해부터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김치 기원 논쟁을 연일 부추기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의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절임 배추를 제조하는 충격적인 영상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데 이어 중국에 김치를 수출하는 한국기업에 '파오차이'(중국식 김치명)를 사용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한 주부가 '김치의 본고장은 한국'이라는 제목의 글을 현지 신문인 요미우리(讀賣)에 지난 2일 투고했고, 국내 신문들도 이를 보도하며 눈길을 끌었다. 

스기노 교코(杉野恭子·만 74세)라고 이름을 밝힌 일본 주부는 요미우리 신문에 "한류 영향으로 10여 년 전에 꽃미남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 서울을 방문했는데 김치의 매력에 빠져 꽃미남을 찾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였다"고 밝혔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일본 뉴스사이트 '와우코리아'

이어 "어디를 가도 식당에서 주는 김치가 맛있었다"며 "맛있어요"라고 얘기하면 "우리 어머니의 솜씨입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후 몇 번이나 서울을 여행한 목적은 김치를 맛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최근 중국에서 '김치는 중국의 전통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며 "연구를 거듭해 현재의 김치를 만들어낸 한국인들이 반발하는 마음이 이해된다"고 공감을 표했다. 

다만 한국 언론에서 교코씨의 투고를 크게 보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일 관계가 전례 없이 악화된 분위기 탓인지 일본 네티즌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 투고 기사에 대한 일본인 댓글 반응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

야후재팬 아이디 tan *****는 "일본인이 참견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고, jackie는 "이 신문을 읽을 때 굉장한 위화감을 느꼈다. 일부러 눈에 띄게 게재되고 있다. 요미우리 편집장 측근 중에 한국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외에도 "맛있으면 어디든 좋다. 라면의 기원은 중국이지만 본고장은 지금은 일본이다"(아이디 kam *****), "중국과 한국 간의 문화적 다툼에 전혀 관계가 없는 일본 신문이 왜 나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아이디 sea ​​*****) "일본이 마치 한국의 아군인 듯한 인상을 주는 기사를 게재하지 말라"(pok *****) 등의 의견도 눈에 띈다.

한편, 중국은 한국의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한복과 판소리까지 자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김치에 이어 삼계탕까지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두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삼계탕 관련 설명을 보면 "고려인삼과 영계, 찹쌀을 넣은 중국의 오랜 광둥식 국물 요리로, 한국에 전해져 한국을 대표하는 궁중 요리의 하나가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최근 바이두 측에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국제적 상품분류체계인 'HS코드' 조차 없다"고 메일로 항의했다. 그는 "HS코드는 수출 시 관세율과 FTA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데, 한국은 '삼계탕(Samge-tang)'에 '1602.32.1010'라는 HS코드를 붙여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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