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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에서 3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을 받은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코로나19 백신 약 1500만회 분량이 폐기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 생산 과정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혼합 사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J&J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일부가 생산 과정에서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잘못 혼합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문제의 물량은 유통되지 않은 상태다. 

J&J는 성명을 통해 "품질 감독 절차에 따라 의약품 물질의 한 제조 단위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해당 제조 단위에서 제조 과정의 마지막 단계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백신이 승인되면 즉시 생산해 출하할 수 없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각 백신 생산 시설을 승인하고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제조자가 백신 출하 48시간 전에 품질관리 시험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사고도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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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1955년 생산 실수로 불활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폴리오 백신이 유통되면서 4만 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백신 제조에 매우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 

J&J의 협력사이자 백신 제조 하청업체인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Emergent BioSolutions)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원액과의 혼합사고가 발생, 사람의 실수로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J&J 백신 원액을 제조했다"고 전했다.

FDA는 해당 공장에서 만드는 백신에 대한 승인을 보류한 상태로 현재 구체적인 사고 조사에 임하고 있다. 볼티모어 공장은 2015년에 승인된 탄저균 백신 제조에도 품질 관리에 문제가 발생해 FDA가 주시해 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  존슨앤존슨 코로나19 백신 생산 '빨간불'

미 보건복지부는 2021년 3월 초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볼티모어 공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에는 의약품 제조 전문가가 없어 백신 생산 과정을 직접 감독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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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의 오염된 백신 원액은 품질 관리 과정에서 발견되어 백신으로 가공되어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J&J의 코로나19 백신은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것으로, 연방 규제 기관에 의해 승인이 완료된 것이다. 

이번 사고가 밝혀진 이후 미 연방 정부는 J&J에 대해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백신 생산을 직접 감독하도록 요청했다.

당초 J&J는 코로나19 백신을 3월 말까지 2000만회 분량, 5월 말까지 1억 회 분량을 미국용으로 출하할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생산 공정을 궤도에 올려 규제 기준에 도달하려면 몇 주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J&J 백신이 개당 10달러라고 가정했을 경우, 볼티모어 공장 사고로 입은 J&J의 손실액은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691억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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