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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사막은 건조하고 더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커서 낮에는 평균 기온이 30도를 넘어도 밤에는 영하로 떨어질 수 있다. 

사막의 밤은 왜 이렇게 추운지, 그리고 사막에 사는 생물은 어떻게 급격한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것인지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가 정리했다. 

사막에서 발생하는 낮과 밤의 극단적 기온 차는 '모래'와 '건조'라는 두 요인이 겹치기 때문이다. 태양의 열이 사막을 뒤덮고 있는 모래에 닿으면 모래 상층부가 열을 흡수하고 방출해 주변 공기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하지만 모래는 열을 빠르게 방출하고 열을 모으지 못해, 밤이 되면 바로 차가워져 버리는 것.

만약 모래만이 이유라면 여름의 해변에서도 마찬가지로 급격한 기온 저하가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밤의 해변은 서늘하기는 해도 사막의 밤처럼 춥지는 않다. 이에 대해 라이브 사이언스는 사막의 급격한 기온 저하가 일어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건조'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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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공기는 매우 건조하다. 특히 사하라 사막과 아타카마 사막 등 강수량이 적은 사막에서는 공기 중 습도가 거의 '0'에 가깝다. 이는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모래와는 달리 열을 축적하는 능력이 있는 물이 없다는 것은 기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기 중 수증기는 지면 근처의 열을 가두어 야간에도 극단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건조한 사막에서는 수증기를 통한 열의 축적이 불가능해 밤이 되면 바로 추워지는 것이다. 

낮과 밤에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막에는 다양한 생물이 존재한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사막 동물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데일 디나르도(Dale DeNardo) 교수는 "사막의 온도 변화는 생물에게 비교적 작은 문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생존을 위해 충분한 음식과 물을 찾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사막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동물 일종인 파충류는 주변 환경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 동물이다. 따라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신 사냥에 귀중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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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항온 동물인 낙타 등의 포유류는 몸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체온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막은 포유류에게 힘든 환경이지만 낙타는 지방과 두꺼운 털이 단열재 역할을 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디나르도 교수는 설명했다. 

또 사막에 사는 조류는 땀을 흘리는 인간과 혀를 이용하는 개와 마찬가지로, 액체가 기체로 변화할 때 열을 가져가는 기화열(증발열)을 통해 몸을 식힌다. 새들은 멀리 물을 찾아 날아갈 수 있으며, 일부 독수리는 발을 식히기 위해 방뇨를 하기도 한다. 

동물은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온도 변화에 견딜 수 있지만, 식물은 온도 변화에 더 취약하다. 디나르도 교수는 "식물은 움직일 수 없어 동물보다 큰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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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 등은 귀중한 물을 동물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가시와 독 등으로 몸을 지킨다. 그러나 야간 온도가 내려가면 조직 내 수분이 동결·팽창해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에 사막의 식물은 야간 기온이 2시간 이상 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데 이 기준을 '프리즈 라인'이라고 부른다. 

최근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지만, 그 영향이 건조한 사막의 동식물에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 사막 대부분은 1.7도~2.2도의 평균 기온 상승이 예측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뜩이나 적은 사막의 연간 강수량이 더 줄어들어 짧은 우기에 의존하는 동식물이 심각한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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