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이슈] 김치 불신 키운 中 ‘알몸 김치’…한국인 밥상 ‘흔들’
[The-이슈] 김치 불신 키운 中 ‘알몸 김치’…한국인 밥상 ‘흔들’
  • 장서연 기자
  • 승인 2021.03.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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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이죠? 김치는 빼고 주세요…김치 주면 별점 테러”

[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저희는 직접 지방에서 배추를 재배해 김치를 담그고 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깍두기도 보시다시피 저희가 국내산 무를 구입해 이틀마다 직접 담그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갈비 전문점)

평소 즐겨 먹던 음식에서 벌레와 같은 이물질이 나온다면 아마 좋아하는 메뉴라도 다시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래전 혹은 얼마 전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수저를 들었는데 그 속의 이물질 탓에 역겨움을 느끼고 이는 곧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나라로 유학길에 오른 원효대사가 컴컴한 동굴에서 물이 담긴 바가지가 알고보니 해골이었다는 설화는 유명하다. 해골이 바가지인 줄 알고 시원하게 마셨던 원효대사가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는 그 설화처럼 과정을 몰랐을 때 별탈없이 먹었던 중국산 김치의 세척 과정을 알게 된 대한민국 밥상이 요동치고 있다.

밥을 먹을 때도 라면을 먹을 때도 심지어 고기를 먹을 때 역시 필수적인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고조되면서 원가가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밥상에 올렸던 식당들이 말 그대로 폭탄을 맞고 있다.

“지저분한 배추절임 통 속에서 배추를 세척하는 중국 알몸 김치 영상을 보고 난 후부터는 어느 식당에서든 김치를 먹을 수 없습니다. 주문 전에 원산지를 물어보고 국내산이라도 믿을 수 없어 김치에는 아예 손도 가져다 대지 않고 있습니다.” (직장인 백OO 씨)

이른바 ‘알몸 배추 절이기’ 영상 이후 한국인의 밥상 위에 늘 존재했던 김치가 사라지고 있다. 아니 엄밀히 표현하면 사라지고 있다. 식당에서 얼마나 깨끗하게 조리를 하던지 상관은없다.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김치는 이내 역겨운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의 한계점에 놓인 업주들은 중국 알몸 김치 영상 한방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서울 시내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는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반찬으로 내놓은 김치에는 아예 손도 대지 않아 그대로 버리고 있다.”며 “국내산이라고 표기를 해도 손님마다 일일이 설명을 해주고 확인을 해줘도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직접 대면으로 운영하는 식당 뿐 아니라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음식 배달 서비스에 나서는 업소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산이라고 표기해도 믿지 못하겠다는 이용자들은 배달 플랫폼에 음식을 주문하면서 “김치는 아예 빼달라”는 메모까지 남긴다. 설령 실수로 김치를 넣어 보냈다가 ‘별점 테러’를 당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알몸 김치 여파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식당 업주들은 직접 완제된 김치가 아닌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도 생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분위기다.

순댓국집 업주는 “배추를 국내산으로 사용해도 양념까지 국내산으로 사용한다면 원가 면에서 비용이 높아져 오히려 식당은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무엇보다 배추는 중국산으로 사용하되 양념은 국내산으로 김치를 담을 경우 원가 표기에서 국내산으로 해야 할지 중국산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국내산 배추에 중국산 양념을 사용한 김치는 국내산으로 표시할 수 없다.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김치의 경우 배추와 고춧가루에 대해서만 각각의 원산지 표기가 가능하며 식물 원산지를 미표시한 음식점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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