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향유고래, 포경선 피하는 법 공유했다?
19세기 향유고래, 포경선 피하는 법 공유했다?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1.03.23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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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약 200년 전 향유고래(sperm whale) 떼가 '포경선을 피하는 방법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19세기 항해 일지를 분석한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게재됐다

최근에는 북유럽·북미·일본 등 일부 국가만이 포경을 하지만, 이전에는 많은 국가가 대규모 포경에 나섰다.

흔히 바다의 최강보스로 불리는 향유고래는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종이다. 향유고래의 영어 명칭은 향유고래에서 채취되는 향유(경뇌유)가 희고 걸쭉해 마치 정액(sperm)과 같다는 의미에서 붙게 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Biology Letters

캐나다 델하우시 대학 생물학자인 할 화이트헤드(Hal Whitehead) 박사 연구팀은 향유고래의 포경이 인류 경제 발전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디지털화된 19세기 포경선의 항해 일지 7만 7749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2405건의 항해 일지에서 포경선이 향유고래를 포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향유고래의 포획 성공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포경 시작 이후 2.4년 지난 시점에서 포획 성공률이 무려 5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유고래의 포획이 어려워진 요인으로 포경선 자체의 포획 능력 하락을 생각할 수 있지만, 연구팀은 "특정 지역에서 성공을 거둔 포경선이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포경선 능력 저하가 성공률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며 이 가설을 부정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어리거나 늙고 병약한 개체가 차례로 붙잡혀 강한 개체가 주로 살아남아 성공률이 떨어졌다"는 가설 역시 약한 개체의 비율 등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이렇게 포경 성공률에 대한 요인을 배제한 결과, 연구팀은 "고래가 포획을 피하기 위한 적응 행동을 개체 및 사회 수준에서 학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향유고래는 관찰력이 뛰어나고 의사소통이 우수한 포유류로 알려져 있다. 

화이트헤드 박사는 포경선 항해 일지 분석 결과에 대해 "향유고래는 당초 해수면 근처에서 어린 고래를 중심으로 대형을 만드는 방어 수단을 이용했다. 이는 당시 유일한 천적인 범고래로부터 어린 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포경선에 대항하기에는 불리했다"고 설명했다. 

즉, 향유고래는 처음에는 자연적인 포식자인 범고래처럼 인간의 위협을 취급했지만, 그것이 인간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 중 일부는 고래잡이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학습했다는 것. 

고래들은 오래된 전술에 의지하는 대신 바람을 타고 빠르게 헤엄치는 법을 익혔다. 연구팀은 "향유고래는 범선을 피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전력을 다해 도망치게 됐고, 이 방법이 향유고래 사회에서 공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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