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오뚜기 사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데일리포스트=오뚜기 사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역시 기업은 돈이 가장 우선되나 봅니다. 그래도 갓뚜기는 다른 기업과 다를 줄 알았는데…최근 행보를 보면 실망감이 앞서고 있습니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네티즌 Jom***)

자칭 ‘오뚜기 팬덤’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의 글이다. 언제부터인가 ‘국민기업’, ‘갓뚜기’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적지 않은 팬덤을 형성할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오뚜기가 최근 중국산 미역 혼입 사태에 이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파장으로 일으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지난 2017년 말 애드리치 지분 66.7%(119억 원) 가량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보태 선친 故함태호 명예회장 타계 이후 상속세 1500억 원을 분할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 회장 장남 함윤식 씨 역시 자신이 2대 주주(38.55%)로 있는 생선 통조림 계열사 오뚜기SF를 대상으로 일감을 몰아줘 몸집을 키워내고 지분을 오뚜기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속세 비용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오뚜기의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뚜기 계열사 오뚜기라면의 경우 내부거래가 99.7%에 달하고 있고 이 역시 배당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면서 지난 5월 최대주주가 오뚜기로 변경됐지만 함 회장의 지분은 여전히 24.7%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비상장사 구분 없이 20% 이상을 보유한 경우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여기에 오뚜기는 지난해 11월 오뚜기물류서비스를 물적분할 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가 설립됐으며 신설 사업법인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존속법인으로 잔존하게 됐다.

신설 법인인 오뚜기물류서비스 역시 타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로 몸집을 불렸다.

업계에서는 오뚜기물류서비스의 지주사 전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단 하나의 법인만 존속법인으로 남겨두는 지주사 전환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와 지주사 전환방식 과정에서 보여준 오뚜기를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갓뚜기‘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국민에게 착한 기업으로 추앙받고 있던 오뚜기의 일련의 행보를 놓고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심화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오뚜기가 보여줬던 모범적인 모습은 한낱 신기루와 같은 허상이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중국산 미역 혼입 사건에 이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기업 몸집을 불리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적폐라고 지적했던 여타 기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일갈했다.

반면 ’그래도 갓뚜기‘를 연호하는 일부 팬덤의 목소리도 줄을 잇고 있다. 오뚜기 옹호에 나선 한 네티즌은 “미역 사건은 오뚜기의 책임이 아닌 납품업체가 잘못한 것”이라며 “이를 놓고 언론사들이 청와대와 맞물려 오뚜기 흠집내기에 나서는 것은 편파적 보도”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다른 기업은 이보다 더 잘못을 많이 하는데 오뚜기는 일감을 몰아주면 안되나?”며 “나는 그래도 오뚜기를 응원하며 오늘도 삼시세끼 진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고 대놓고 옹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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