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틸로박테리아과(科) 3종 발견...질소 고정·생장촉진 등에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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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바이러스와 우리 인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인류가 존재하는 장소에는 반드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같은 저중력 환경도 예외가 아니다. 

지상에서 400km 고도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4종의 박테리아(세균주)가 확인됐으며, 이 중 3종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프런티어'(Frontiers in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rontiers in Microbiology

ISS는 세균 증식을 6년 동안 모니터링해 왔으며, 지금까지 1000여 종의 샘플을 채취해 지구에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NASA는 ISS에 살고 있는 모든 박테리아 목록을 가지고 있으며 이 정보를 통해 미래 행성간 비행을 위한 안전 예방책을 개발하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카서리 벤카테스와란(Kasthuri Venkateswaran) 박사와 니틴 싱(Nitin Singh) 박사 연구팀은 ISS에서 얻은 샘플에서 4종의 세균주를 새롭게 발견했다.

처음으로 확인된 3종은 2015년~2016년에 채취된 샘플에서 분리한 것으로, 각각 ISS 연구실 천장 패널, 관측용 모듈인 큐폴라, 식사를 위한 테이블 표면에서 발견됐다. 또 네 번째는 교체된 오래된 HEPA 필터 샘플에서 2011년에 분리된 것이다. 

4종의 균주 모두 메틸로박테리아과(Methylobacteriaceae)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양과 담수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질소 고정과 식물 성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박테리아가 ISS에서 발견된 이유에 대해 "ISS는 재배 실험을 위해 지상에서 식물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HEPA 필터에서 발견된 종은 '메틸로루브룸 로데지아눔'(Methylorubrum rhodesianum)으로 확인됐으며, 이전에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3종은 각각 ▲IF7SW-B2T ▲IIF1SW-B5 ▲IIF4SW-B5으로 이름 붙였다. 

연구팀은 이 3종에 대해 인도의 저명한 생물학자인 아즈말 칸(Ajmal Khan) 박사의 이름을 따 '메틸로박테리움 아즈말리(Methylobacterium ajmalii)로 명명할 것을 제안한 상태다. 새롭게 발견된 박테리아 3종은 이미 알려진 '메틸로박테리움 인디쿰'(Methylobacterium indicum) 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특히 IF7SW-B2T에는 식물 뿌리와 새싹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생장호르몬인 사이토카이닌(cytokinin)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메틸로박테리아ⓒ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wikimedia commons

연구팀은 "자원이 거의 없는 북극에서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조건에서 식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 분리가 필수적"이라며 "ISS의 혹독한 조건에서 살아남은 미지의 균주가 미래 화성 유인 탐사 임무와 우주 농업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벤카테스와란 박사는 "ISS는 청결하게 유지된 극한의 환경이다. 승무원의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이번에 발견된 메틸로박테리움 아즈말리와 같은 유익한 미생물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우주에서의 박테리아 행동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ISS에서 더 광범위한 실험을 수행해야 한다. 연구팀은 "분석을 위해 ISS에서 채취된 샘플을 지구로 보내는 것이 아닌, 우주에서 샘플 수집·처리·분석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통합된 미생물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NASA와 다른 우주 개발국이 장기간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우주 탐사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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