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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World 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ums)에 따르면, 전세계의 동물원과 수족관에 연간 7억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 각국은 동물원과 수족관에 대한 일시 폐쇄조치를 내렸다. 동물원 재개장 전후 시점의 미어캣 행동을 관찰한 연구팀이 "미어캣은 동물원에 손님이 다시 방문했을 때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과학저널 '응용 동물 행동과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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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직원을 제외하고 동물원에 발길이 끊기자 동물들도 영향을 받았다. 동물들은 자극이 사라져 지루해했으며 사육사는 동물들에게 자극을 주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셰드 수족관은 사육중인 펭귄 총 세 마리가 사람 대신 수족관 곳곳을 구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수족관 측은 "다른 동물을 만나는 현장학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영국 하퍼아담스대학 소속 엘렌 윌리엄스(Ellen Williams) 연구원과 그의 동료들은 동물원 재개장 전후에 동물 행동을 연구해 봉쇄가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연구팀은 영국 3개 동물원(Knowsley Safari Park·Twycross Zoo·Plantasia)의 미어캣(Suricata suricatta)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수족관의 아프리카 펭귄(Spheniscus demersus)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상황과 영업 재개 상황에 보인 각각의 행동을 조사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동물원은 장기간 봉쇄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방문자가 없을 때 미어캣과 아프리카 펭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각 동물원과 수족관 사육사는 2020년 6월~9월에 걸쳐 하루에 몇 번씩 미어캣과 펭귄의 행동을 관찰했다. 관찰 기간은 동물원 폐쇄에서 시작해 재개장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졌다. 

관찰 결과를 분석한 결과, 미어캣은 폐쇄 기간이 끝나고 방문객이 다시 나타나자 놀이나 그루밍 등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동물원 한 곳에서는 미어캣이 폐장 기간보다 개장 기간에 방문자 관람 영역에서 먼 위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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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펭귄의 행동은 재개장 전후 기간에 변화가 보이지 않았으며 방문객 유무에 관계없이 똑같은 행동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파일럿 연구로 설계되었다. 연구팀은 동물원 방문객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선 보다 장기간에 걸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동물이 무엇을 느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관찰한 긍정적 행동((예:서로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및 긍정적인 인간-동물 상호작용)은 방문객이 돌아온 것이 동물에게도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경험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에서 동물 행동학을 연구하는 에두아르두 페르난데스(Eduardo Fernandez)는 이번 논문과 관련해 "미어캣조차 약간 고립된 느낌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방문객이 동물에게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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