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중독] #3. '가치소비'의 중고거래…현대판 '아나바다'
[행복한 중독] #3. '가치소비'의 중고거래…현대판 '아나바다'
  • 장서연 기자
  • 승인 2021.03.1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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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원래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흠이 없는 물품을 살 수 있다는건 절약을 넘어 윤리적인 소비를 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줘요. 또한 '가치소비'라는 사회적 현상에 기여하겠다는 인식 변화가 중고거래의 인기 비결인 것 같아요" (대학생 김ㅇㅇ씨)

세대를 막론하고 중고거래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밀레니얼-제트(MZ)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소비가치와도 관련이 있는데, 중고거래를 통해 재미와 의미를 함께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독적이다.

예전에는 중고거래라고 하면 중고자동차, 중고가전, 중고가구, 구제옷 정도가 고작이였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것도 파나?' 할 정도로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나온다.

위에서 나열한 것들은 기본이고, 온갖 생활용품, 중고폰, 모바일 데이터, 모바일 상품권을 비롯해 상상을 초월한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삼선 슬리퍼 한짝도 거래가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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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고폰은 MZ 세대의 영향으로 거래건수가 폭발적으로 상승중이다. 최신 스마트폰은 단말기 값이 비싸고, 구매비용을 할인받기 위해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중고폰을 활용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또한 공기계만 있으면 와이파이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고폰을 구매해 '세컨드폰(보조폰)'으로 활용하거나,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 부모들이 중고거래를 하기도 한다.

중고 사이트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있는 것은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을 들 수 있다.

중고나라는 중고 거래를 활성화 시킨 대표 주자라고 부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중고가 '남이 쓰던 물건'이 아닌 '가치소비'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근마켓은 후발 주자지만 타겟을 좀 더 분명히 함으로 성공에 이르렀다. 사용자의 거주지역 6Km내외 이웃 주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직거래에 용이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내가 아는 주변이기에 좀 더 친근감이 들도록 만들었다. 

굳이 먼 곳으로 사러가지 않아도, 불안하게 택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게끔 내 주변에서 가까운 곳을 먼저 보여주니 그야말로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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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처럼 대면이 어려운 사람은 중고 직거래가 조금 어려워요. 하지만 오프라인에도 나왔다기에 이용해보고 싶어요"

중고 거래는 그동안 시행착오가 많았다. 중고 사이트에서 사기도 많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트들이 각자 많은 방침과 시스템을 재정비해 조금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직거래를 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에 비대면 방식의 문고리 거래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 자판기를 이용한 중고 거래 서비스가 생기기도 했다. 앱을 통해서 판매 상품과 사진, 설명, 가격등을 입력하고 업로드를 진행하고, 게시글에 하트가 2개 이상만 되면 상품을 자판기에 진열할 수 있게 된다.

구매자는 앱 내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확인하고 해당 상품이 있는 자판기를 방문해 결제를 하고 구매하면 되고, 굳이 앱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다가 설치된 자판기에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 번개장터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 번개장터

또한 최근 백화점에는 중고 매장이 들어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더현대서울에 생긴 중고마켓 번개장터 매장은 이제까지 보기 드물었던 박물관식 신개념 매장으로 MZ세대의 성지로 입소문을 탔다.

중고는 더이상 '옛 물건'이 아니다. 그만큼 인식의 변화가 왔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는 이것을 하나의 문화라고 받아들일 만큼 활성화 되어있고, 어느 누구도 중고 물품에 꺼려하지 않는다.

지금의 중고거래 문화를 보면서 예전 부모님 세대가 IMF 외환위기에 맞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했던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 운동이 오버랩된다. 

그 당시에는 물자를 절약하고 재활용 함으로써 경제를 살리자는 목적이 컸지만 결국은 환경을 되살리는데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중고 거래도 같은 맥락이다. 지구를 위했던 아나바다의 운동처럼 중고거래도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목표로 낭비 없는, 조금더 '가치있는 소비'로 이어지는 행복한 중독이 되길 바란다.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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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제로 웨이스트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원칙이다. 재활용, 재사용을 통해 폐기물을 줄이는 것 이상으로 책임 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낭비가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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