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기도 면역 기능 방해
봄철 실외 '마스크 착용' 더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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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봄은 따뜻하고 기분 좋은 계절이지만 꽃가루 알레르기인 사람에게는 콧물이나 재채기로 고생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젠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어도 꽃가루를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 중 꽃가루의 양이 늘어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NAS

독일 뮌헨 공과대 등 국제 연구팀은 2019년 발표된 "꽃가루에 노출이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약화시킨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공기 중 꽃가루 양이 코로나19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추정한 연구팀은 유럽·아프리카·아시아·북미·남미·오세아니아 등에 존재하는 248개소의 꽃가루 모니터링 사이트가 수집한 데이터와 해당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 데이터를 입수했다. 

꽃가루 노출과 호흡기 바이러스 연관성 관련 논문(2019)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onlinelibrary

그리고 2020년 3월~4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분석해 공기 속 꽃가루 농도와 코로나19 감염 확산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꽃가루의 양이 증가한 4일 후 코로나19 감염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각국의 공기 중 꽃가루 농도는 감염률 변동 요인의 44%를 차지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도시 봉쇄조치를 하지 않은 시기에는 1일방미터(㎥) 당 꽃가루가 100개 증가하면 감염률은 평균 4% 증가했다. 이 수치는 마스크 착용과 이동을 제한한 도시 봉쇄 시기에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꽃가루는 기도 세포에 존재하는 '항바이러스 반응을 보이는 단백질'을 방해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에 보다 쉽게 감염된다"며 "꽃가루 입자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동시에 코로 흡입하면, 상기도 면역 반응이 악화돼 감염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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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기 중 꽃가루 수치가 높으면 꽃가루 알레르기인 사람뿐 아니라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일반적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유형의 꽃가루도 코로나19 감염률 증가와 관련성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1990년에 비해 20일 정도 봄철 꽃가루 시즌이 길어졌으며, 꽃가루의 양 자체도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팀은 "꽃가루가 많은 날은 가능한 실내에 머물며 꽃가루 노출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며 외출시에는 마스크 착용으로 꽃가루가 호흡기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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