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시대를 역행하나? 박카스 광고처럼만 살아라”

[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박카스 광고 보면 정말 인간적인 냄새가 강하잖아요. 상술적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서민들의 팍팍한 삶에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감동적이고…그래서 동아제약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었는데 논란이 된 뉴스를 접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직장인 박OO씨)

지난 1960년대 ‘젊음과 활력을’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동아제약의 대표 브랜드 ‘박카스’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피로회복제다. 박카스가 얼마나 간(肝)에 누적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지 효능은 솔직히 알 수 없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점은 상업적인 마인드가 물씬 드러나는 타사 제품 광고와 달리 박카스는 국민, 특히 서민들의 일상을 조명하며 팍팍한 삶의 무거운 피로감을 씻어낼 수 있는 말 그대로 인간미 넘치는 광고, 아니 캠페인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다.

단순한 상품 광고가 아닌 현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공익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대의 주목을 받았던 동아제약이 최근 ‘성차별’ 논란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사람 냄새 가득했던 따뜻한 기업의 이미지와 너무나 상반된 모순에 대다수 국민은 허탈감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동아제약 사원 모집에 지원한 여성 A씨는 회사 인사팀장의 성차별적인 질문 내용을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A씨는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지난해 말 동아제약 면접 과정에서 인사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여자는 군대를 가지 않기 때문에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 군대 갈 생각은 있냐?”는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날 진행된 면접자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지원자였던 A씨는 지난해 11월 16일 진행된 자행된 시대역행적인 이 사건이 어쩌면 조용히 지나칠 수 있었지만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서 동아제약의 생리대 할인 판매를 협상하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진상을 폭로하게 됐다.

동아제약은 당초 면접 과정에서 불거진 성차별적인 언행에 A씨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가 A씨가 유튜브를 통해 폭로에 나서자 늑장 대응에 나서 진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 제대로 된,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합니다. 빠른 시일 내 제대로 된 사과문을 내지 않으면 저도 다음 스텝을 밟겠습니다.

“해당 지원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또 이번 건으로 고객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부터 발 빠르게 사과에 나섰더라면 더 큰 비난의 화살은 피할 수 있었던 동아제약이 잇단 언론의 보도와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고 추가 폭로가 이어질 수 있다는 A씨의 경고에 결국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가 사과문을 게재했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성차별 면접 피해자가 올린 글이 좀 더 심오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힘겨운 하루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시각에 초점을 맞췄던 인간미 넘쳤던 박카스 광고를 이제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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