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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라를 방부 처리하는 가장 오래된 기술 지침이 최근 고대 이집트 의료용 파피루스에서 발견됐다. 미라화 과정에 대한 설명은 고고학 기록에서 매우 희귀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에 소장된 파피루스 속에서 기원전 1450년경에 쓰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 제조 설명서'가 발견됐다. 여기에는 약초 방충제 제조법과 안면 부종을 줄이기 위해 붉은 리넨을 사용하는 방법 등 기존 미라 제조법에는 볼 수 없었던 유용한 처리 방법이 적혀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코펜하겐대학

해당 파피루스는 '루블 칼스버그 파피루스'(Papyrus Louvre-Carlsberg)로, 현재 2개로 나뉜 상태로 수집·보관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구입했고 또 다른 하나는 칼스버그 재단 출자로 코펜하겐 대학이 구입해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 전에는 개인 소유였지만 2006년과 2015년 루브르 박물관과 코펜하겐대학이 각각 인수했다. 2018년에서야 전문가들은 각기 보존된 두 부분이 하나의 파피루스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파피루스 길이는 약 6m 정도이며, 양면에 허브의 용법 해설과 피부병 치료 등 의학적 내용이 담겨 있다. 기존에 발견된 의학적 내용이 적힌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가운데 두 번째로 긴 것으로 추정된다. 

코펜하겐 대학 박사과정인 소피 쉬트(Sofie Schiødt) 연구원은 논문 준비를 위해 루블 칼스버그 파피루스를 번역하다가 사체 방부 매뉴얼을 새로 발견했다.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번역 프로젝트는 고해상도 이미지에 의존해 진행하고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파피루스 칼스버그 컬렉션

쉬트 연구원은 "이를 통해 변형된 조각을 디지털 방식으로 변환할 수 있고 잉크가 잘 보존되지 않은 구절을 더 잘 읽을 수 있도록 색상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출토된 미라 제조 설명서가 두 개밖에 없어 매우 희귀하고 다른 미라 제조 설명서보다 1000년 이상 이전인 기원전 1450년경 작성되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개된 루블 칼스버그 파피루스의 방부 처리 방법은 아래와 같다. 아주 기본적인 처리 방법은 적혀 있지 않아 쉬트 연구원이 독자적으로 보완한 부분도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파피루스 칼스버그 컬렉션

▲방부는 묘 근처의 전용 시설에서 실시한다. 35일의 건조 기간과 35일의 붕대 기간 총 70일간 계속된다.

▲시체 세척·내장과 뇌의 제거·눈의 압쇄 등을 3일간 진행한 후 시신 겉과 속을 우수한 건조 특성을 가진 소금 일종인 나트론(natron)으로 처리한다.

▲35일 경과 후 시신에 방향제를 채우면서 붕대로 감는다. 식물 유래 향수 물질 및 점결제 물질을 섞은 액상으로 코팅한 '붉은 리넨'을 시체 얼굴에 덮고 붉은 리넨은 4일마다 교환한다.

▲전 과정에서 방부 처리는 4일마다 반복한다. 처리하지 않는 날은 해충을 막기 위해 아로마 오일을 주입한 짚으로 시신을 덮는다. 일반적으로 68일째 정도면 미라 자체는 완성되며, 나머지 기간은 사후 세계에서 고인이 살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식으로 보낸다. 

이상의 방부 처리 방법 대부분은 알려진 것이지만, '붉은 리넨' 관련 기술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얼굴이 천과 수지로 덮인 미라도 출토되고 있어 쉬트 연구원은 붉은 린넨 기술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은 2022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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