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또다시 시작된 ‘미투’ 열풍…피해자가 가해자 되는 ‘아이러니’
[저널리즘] 또다시 시작된 ‘미투’ 열풍…피해자가 가해자 되는 ‘아이러니’
  • 장서연 기자
  • 승인 2021.03.0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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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대한민국이 또다시 ‘미투’라는 소용돌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지난 2017년 전 세계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이 제안으로 시작된 ‘Me Too’ 캠페인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나라 역시 그 거센 파고(波高)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8년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의 성추행 폭로를 신호탄으로 본격화된 미투 운동은 문단, 연극, 영화, 종교, 정치계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졌다.

잠시 주춤했던 ‘미투 운동’이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기폭제는 배구계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선수로 비롯됐다. 물론 과거 ‘미투 운동’의 성격이던 성(性)적인 현상에서 비켜나 이번에는 과거 학창시절 자행되온 이른바 ‘학폭’이 촉매제가 됐다.

잘 나가고 있던 국내 프로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에 이어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기성용 선수가 학폭 논란에 빠졌다. 초등학교 시절 후배 선수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왔다.

물론 가해자로 지목된 기성용 선수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국 사회를 출렁이게 만들고 있는 새로운 ‘미투’ 현상을 보면서 기자이기 전에 여자이며 딸아이를 두고 있는 필자는 부모로서 피해자들의 심정에 너무 공감한다. 상상조차 할 수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괴로운 기억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기성용 선수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리그에서도 잘 알려진 월드스타급 플레이어다. 때문에 그 유명세를 감안할 때 이에 따른 파장도 일반인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기 선수가 그동안 쌓아올린 캐리어는 차치하더라도 그의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는 기 선수 자긴에게 있어 더한 고통보다 괴로울 것은 자명하다.

최근 기 선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학폭 피해자가 또 다른 후배를 가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 선수를 겨냥했던 의혹에 새로운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기성용 고발한 에이전트 폭로’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서 또 다른 제보자는 “자신이 했던 쓰레기 짓을 기성용 선수에게 당했다고 하니 기가막히다.”는 분노의 글을 남겨 기성용 선수에서 촉발된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둔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진위는 명확하지 않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스포츠계 ‘미투’의 신호탄을 던진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 논란 역시 팀내 갈등 과정에서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다 역으로 가해자로 둔갑한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안갯속 같은 실루엣이 걷어지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한 개인을 사회적으로 매도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조금더 부연하자면 허위 미투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거나 보복 사례가 생긴다면 ‘정의’라는 좋은 취지는 변질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진심으로 힘들게 용기를 내고 목소리를 낸 피해자들이 사회적인 의심의 눈총을 받는 억울한 일이 없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가해자이며 동시에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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