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남극조사단, 두께 900m의 얼음 아래 암흑 바다에 사는 생명체 발견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남극관측대(BAS) 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영국 남극조사단(BAS)이 남극 빙붕 아래 약 900m 해저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했다고 2월 15일(현지시간) 보고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해양 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rontiers in Marine Science

이 해양 생물은 빛도 영양분도 없는 영하 2.2°C 해저의 돌에서 생활하는 고착생물로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종은 지금까지 거의 발견된 바 없어, 연구자들은 상세한 조사를 시작했다.

BAS는 남극해 해역 중 하나인 웨들해(Weddell Sea)의 필크너-론느 빙붕(Filchner-Ronne Ice Shelf) 아래 바닷속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했다. 조사단은 빙붕 대륙측 가장자리에서 260km 떨어진 지점에 두께 900m의 얼음층을 뚫고 바다를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깊이 1233m 지점 돌에 미상의 해양 생물체가 여럿 붙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남극관측대(BAS) 연구팀

조사단은 이상한 생물로 뒤덮인 커다란 돌이 찍힌 영상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밝혔다. 해당 해양 생물은 해면동물 및 히드로충류 등의 자포동물 분류군으로 추정되며 최대 길이는 약 6.6cm에 달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남극관측대(BAS) 연구팀

BAS 소속 휴 그리피스 박사는 "이처럼 햇빛이 전혀 닿지 않고 바다 온도가 영하인 곳에서 심해 생물이 서식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극한의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적응하기 위한 특별한 형질을 획득했을 것이다. 이 생물은 몇 년간 영양 섭취 없이 생존을 이어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번 발견은 해저 퇴적물을 채취를 위한 얼음 시추 과정에서 우연히 이루어진 것으로, 개체 채취 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피스 박사는 영상으로 확인한 해양 생물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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