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카메라·앱으로 택배 운전자 상시 감시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아마존/CNBC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자사 택배 배송 차량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AI 탑재 카메라 시스템이 운전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부당한 근무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달 배달 운전사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AI 카메라 4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전 운전을 위해서라고 아마존은 밝혔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안전 운전 vs 프라이버시 침해

아마존의 AI 카메라 시스템 Driveri는 4개의 렌즈로 도로 전방과 차량 운전자를 상시 녹화해 운전 상황을 파악한다.

▲일시 정지 무시 ▲과속 ▲안전거리 미유지 ▲안전벨트 미착용 ▲급브레이크 등 16개 항목을 감지하고 위반 행위가 있는 경우 음성으로 경고한다. 이와 동시에 해당 영상은 서버에 전송된다.

아마존과 택배 업체는 이러한 데이터를 근무 평가에 사용할 수 있고 문제가 있는 운전자는 해고 등 징계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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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카메라 시스템은 녹음은 하지 않으며, 차량이 멈추면 운전석 녹화 기능 멈춤 기능을 운전자가 설정할 수 있고 휴식 시간 통화 및 점심시간 동안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대변인은 "우리는 운전자의 안전 확보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첨단 기술을 택배 차량에 도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마존은 AI 카메라 시스템이 운전자 안전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위탁업체 프로그램의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단체와 일부 운전자는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한 운전자는 인터뷰에서 "독재적인 처벌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이와는 별도로 아마존은 몇 년 전부터 배송 운전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앱 '멘토'(Mentor)의 다운로드 및 근무 중 로그인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역시 AI 카메라 시스템처럼 운전 상황을 상시 추적하고 급제동·과속·휴대폰 사용 등을 기록한다. 근무 평가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안전 운전에 소홀한 운전자는 감점이 이루어진다. 

위반이 누적된 운전자는 낮은 평가 점수를 받는다. 일정 점수 이하로 떨어지면 수당이 지급되지 않으며, 비효율적 배송 루트에 배치되기도 한다. 

단, 앱의 버그(결함)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가령 전화 벨소리가 울리기만 해도 운전 중 통화로 인식되거나, 근무 시간 외 로그아웃 시에도 위치 정보가 기록된 개인 정보가 전송되는 경우도 있었다.

◆ 5개국 1300여개 배송 업체 대상...우려 목소리↑ 

아마존은 AI 카메라 시스템과 멘토 앱 도입을 택배 업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배달 서비스 파트너'에 참가하는 위탁업체에 의무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8년 자사 전자상거래 상품을 배달하는 업체를 늘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 위탁업체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다변화해 거대 택배 업체의 비용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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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창업에 필요한 환경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아마존 로고가 들어간 리스 차량·유니폼·기름값· 보험 등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과 아마존 택배 정보 시스템에 대한 접속을 허용하는 한편, 사업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 비용을 값싸게 설정하고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업무의 지원으로 물류 사업 경험이 없어도 1만 달러 정도의 초기 자금으로 아마존 배달 사업체를 등록할 수 있다. 아마존은 100명의 운전기사를 고용해 40대의 밴을 운영할 경우 연간 30만 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배달 서비스 파트너 프로그램 참가 업체는 세계 5개국에서 1300개에 이른다. 아마존이 아닌 위탁업체가 고용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시스템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등 이번 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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