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적인 위생 습관만으로도 전염병 감염률 낮출 수 있어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전염병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병원균이 아닐까?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고유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때로는 숙주와 공존을 택하기도 하지만 이 변덕스러운 바이러스는 그리 고분고분하지 않다.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 가운데 전염병은 가장 위험한 종류에 속한다. 이 무시무시한 전염병은 가장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공존했고 가장 많은 인류의 목숨을 위협했다.

칭키스칸의 몽골군이 맹위를 떨치던 14세기 초, 동아시아를 재패한 몽골군은 말 머리를 돌려 유럽 전역으로 내달렸다. 동아시아와 인접한 유럽의 관문을 하나 하나 관통하며 전 유럽을 유린하던 당시 흑사병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흑사병에 노출된 유럽은 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500만 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이른바 페스트(Yersinia Pestis)로 불리는 흑사병은 유행성 감염질환을 의미한다. 이 병원균은 쥐벼룩에 의해 전파되는 엘시니아 페스티스라는 균의 감염에 의해 발생되는되 대표적인 사례로 앞서 언급했던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흑사병이 지구상 가장 규모가 큰 재앙으로 손꼽히고 있다.

1528년 중세시대 프랑스를 강타한 흑사병에 대해 당대의 사람들은 감염질환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오직 신(神)을 원망했다. 이는 중세 초반 유럽의 낙후된 의학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사람들은 흑사병의 창궐의 원인이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이나 감염질환이라는 개념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합리적인 치료법 대신 미신을 통해 재앙을 씻어내려 애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처럼 과학적 기초를 바탕으로 한 현대의학의 발달로 감염의 경로나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임상학적으로 치료하기 보다 미신에 근거한 민간요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맹신했던 것이다.

예컨대 흑사병에 감염된 환자에 환부에 죽은 쥐를 문지르면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주술적인 치료법도 전해지기도 했다.

문제는 1528년 당시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흑사병의 기초 치료에 서막을 연 인물이 바로 노스트라다무스다. 우리에게는 예언자라고 잘 알려진 노스트라다무스는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는 흑사병에 미신과 주술적인 행위로 사망률을 높이고 있는 당시 원시적인 방식에 맞선 최초의 임상의라고 할 수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흑사병의 최대 약점을 청결하지 못한 당시 사람들의 비위생적인 습관이라고 인식하면서 현재의 보건위생의 기초인 물을 끓여 청결하게 몸을 닦고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시체들을 매장토록 했다.

위생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보건위생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 순간이다.

재앙적인 흑사병에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당시 프랑스는 혁신적인 교훈을 얻게된다. 바로 청결한 ‘위생’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중세 사람들은 하수도 시설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 주거지가 밀집한 도심 거리 곳곳에는 사람들이 내다버린 대소변이 가득했다.

대소변과 오물이 가득찬 도시는 악취로 가득했고 비위생적인 사람들의 생활습관은 그만큼 감염병원균에 노출되기 쉬웠다. 흑사병 창궐 이후 위생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지 정부는 서둘러 하수도를 개발하고 사람들의 배설물을 거주지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이동시켰다.

당시 프랑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의학적으로 볼 때 위대한 혁신 중 하나였다. 흑사병과 같은 거대한 전염병과 맞선 인류 최초의 과학적인 저항의 시작이며 이 세상과 인류를 완전히 변화시킨 ‘혁신(Innovation)’의 탄생이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가 기본적인 위생 관념을 생활화하면 전염병의 위험으로부터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며 “흑사병이 창궐했던 중세시대, 그리고 그 이전 시대는 ‘청결’ ‘위생’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만큼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전 세계를 유린하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기본적인 방역수칙, 예컨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초적인 위생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쉽게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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