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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제로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오르면서 구글OS 안드로이드를 채택할 수 없게 되자, 독자 운영체제인 하모니OS(HarmonyOS)를 올해 자사 제품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왕청루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 그룹 소프트웨어 부문 총재는 지난 1월 12일 열린 한 포럼에서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단말·타사 제품까지 총 4억개의 제품에 독자 OS를 탑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IT·과학 전문 매체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가 하모니OS가 대부분 안드로이드를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 올해 4억개 제품에 탑재...“안드로이드 복제품 아냐” 강조   
 
하모니OS는 마이크로 커널 기반으로, 타 OS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원활하게 작동한다고 화웨이는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리차드 유 화웨이 소비자부문 CEO는 화웨이개발자행사(HDC)에서 "하모니OS는 다양한 종류의 기기에 확장할 수 있어, 안드로이드와 iOS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다양한 장치에 유연하게 배포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화웨이는 안드로이드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마트 단말 사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약 8년 전부터 5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하모니 개발에 매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모니는 당초 스마트TV와 웨어러블 단말용으로 개발된 운영체제로, 본래 스마트폰에 특화된 운영체제는 아니다. 그러나 화웨이 거래금지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하모니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왕 총재는 해당월 포럼에서도 "하모니OS는 안드로이드나 iOS의 복제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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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화웨이가 하모니OS를 스마트폰에 탑재하게된 가장 큰 배경으로 미국 제재를 꼽고 있다. 미국은 중국 대표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초강경 제재 카드를 꺼내들며 2019년 이후 미국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막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퀄컴 등 미국 업체들에서 반도체 부품을 살 수 없게 됐고, 구글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일부 중단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를 채택하지 못해 유럽 등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 하모니OS, 안드로이드와 쌍둥이처럼 닮아  

이에 화웨이가 택한 대안이 바로 하모니OS다. 모바일 업계는 하모니OS 2.0 버전이 탑재된 화웨이 스마트폰이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 매체인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 소속 기자인 론 아마데오(Ron Amadeo)가 자체 조사를 토대로 "하모니OS는 안드로이드 변종인 포크 버전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 국내에서는 일부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일종의 클로즈 베타 버전으로 하모니OS 전환이 가능하지만, 해외에서 하모니OS에 접속하기란 매우 어렵다. 해외에서 하모니OS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먼저 화웨이(Huawei.com) 계정을 만들고 이름·주소·이메일·전화번호·여권사진·신용 카드 사진을 전송해야 한다. 

이 외에도 일련의 과정이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매우 까다롭고 시간이 걸려 아마데오는 "내가 지금까지 본 OS 가운데 최악의 첫인상"이라고 말했다. 

간신히 하모니OS의 SDK에 접속했지만, 하모니OS의 에뮬레이터(Emulator)는 로컬 에뮬레이터가 아닌 인터넷을 통한 원격 에뮬레이터였다. 에뮬레이터에서 USB 디버깅을 활성화하면 에뮬레이터 전체가 멈추기 때문에 아마데오는 에뮬레이터 테스트 장비에 연결된 실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아래가 실제로 그가 촬영한 하모니OS 에뮬레이터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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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정보를 선택하면 하모니OS라고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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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스템 앱 정보 화면을 보면 ▲Android Services Library ▲Android Shared Library▲com.Android.systemui.overlay ▲Androidhwext 등 안드로이드 시스템 앱이 대량으로 발견된다. 또 안드로이드를 하모니OS로 바꾸기만 한 앱도 다수 발견됐다. 즉, 하모니OS에는 많은 안드로이드 시스템 구성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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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모니OS 시스템의 앱 정보를 보면 하모니OS는 안드로이드와 같은 형태의 시스템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버전2'가 아닌 '버전 10'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는 하모니OS가 안드로이드10 기반 OS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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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오는 "몇 시간에 걸쳐 하모니OS을 조사했지만, 안드로이드에 비해 실질적인 변화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마존 킨들 등에 탑재되는 파이어 OS(Fire OS)도 안드로이드 포크이지만, 아마존은 명확하게 이 사실을 밝히고 있다. 화웨이 역시 하모니OS가 안드로이드 포크 버전이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출시 예정인 하모니OS 탑재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하모니OS가 실질적으로 안드로이드 포크인 이상 문제없이 출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위 영상은 하모니OS를 과거 화웨이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단말용 OS인 EMUI와 비교한 동영상이다. EMUI는 안드로이드 순정 AOSP의 UI에 약간의 커스텀이 된 UI라고 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면 하모니OS와 EMUI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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