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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과체중인 사람도 건강할 수 있다는 '건강한 비만'은 가능한 주장일까?

유럽 심장병학회가 운영하는 의학 저널인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발표된 최신 논문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과도한 지방은 심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적당한 운동은 과체중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일부 발표된 바 있다. '과체중이지만 운동하는 사람'은 '말랐지만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심혈관이 건강할 가능성이 시사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논문의 저자인 스페인 마드리드유럽대학교(European University of Madrid) 알레한드로 루시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기적인 운동은 과도한 체지방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없앨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다.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비만의 해로운 영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뚱뚱해도 건강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를 부정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루시아 박사는 비만과 건강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스페인 주요 건강보험에 가입한 성인 52만 7662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평균 연령은 42세로 남녀 비율은 남성이 68%, 여성이 32%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 참여자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정상체중(BMI:20~24.9) ▲과체중(BMI 25~29.9) ▲비만(BMI:30~)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42%가 정상체중, 41%가 과체중, 18%가 비만이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의 주당 운동량인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운동 또는 75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기반으로 분류한 후 ▲WHO 권장 이상 운동을 하고 있다 ▲WHO 권장을 밑도는 운동을 하고 있다 ▲전혀 운동하지 않는다의 3단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24.2%가 WHO 권장 이상 운동을 하고 있다, 12.3%가 WHO 권장을 밑도는 운동을 하고 있다, 63.5%가 전혀 운동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심장 발작 및 뇌졸중 주요 위험인자인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고혈압에 해당하는지를 심혈관 건강도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상자의 30%가 고콜레스테롤, 15%가 고혈압, 3%가 당뇨병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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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 수치로 나눈 그룹 데이터를 보면 모든 그룹에서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운동하는 사람이 당뇨병 ·고콜레스테롤·고혈압일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 이에 루시아 박사는 "이 결과는 체중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상자 모두 운동량이 증가하면 당뇨병·고콜레스테롤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감소해 "운동량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하루 15분 걷기보다 하루 30분 걷는 것이 좋다"고 루시아 박사는 언급했다. 

또 '과체중' 및 '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은 운동량에 상관없이 '정상 체중'으로 분류된 사람보다 심혈관 관련 질병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WHO 권장 이상의 운동을 하는 비만 그룹은 WHO 권장 이상 운동을 하는 정상 체중 그룹과 비교하면 고콜레스테롤혈증(Pure hypercholesterolemia) 위험이 2배, 당뇨병 위험이 4배, 고혈압 위험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루시아 박사는 "운동은 비만의 악영향을 상쇄시키지 못한다"며 "이는 남성과 여성을 따로 분석한 경우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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