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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며 '바이든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20일(현시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역사와 희망의 날이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고 호소했다. 

취임식은 신구 대통령이 인사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재 속에 펜스 전 부통령과 역대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 분열된 미국의 통합 강조 

대통령 취임식은 한국 시간으로 21일 새벽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78세로 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 바이든은 취임사에서 "오늘은 미국의 날이자 민주주의의 날이다. 민주주의가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 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 모든 국민이 참여해 달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지방과 도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무의미한 싸움을 멈추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맹세한다. 나를 지지해 준 사람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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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 관계를 회복해 국제사회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설 마지막 부분에는 코로나19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한 뒤, "지금은 시련의 시기다. 민주주의와 진실에 대한 공격, 맹위를 떨치는 바이러스, 격차의 확대, 인종 차별, 기후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두려움이 아닌 희망, 분단이 아닌 결속, 어둠이 아닌 빛의 이야기를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 삼엄한 경계 태세 속에 취임식 

취임식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의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의 여파로, 수도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각 주 의사당 등도 삼엄한 경비 태세를 갖춘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경계를 갖춘 군사작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간소하게 진행됐으며, 지금까지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과격한 시위 등 큰 혼란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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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 속에 코로나19 대책과 기후 변화, 이민 정책 등 전례 없을 정도의 복잡한 과제를 수습해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 각국 정상 축전 연이어 

새로운 출발을 알린 바이든 행정부에 각국 정상들도 환영을 담은 따뜻한 인사말을 전했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보낸 축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줄곧 강조한 화합과 재건의 메시지가 미국민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며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여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며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흔들림 없는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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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파리협정 복귀를 환영한다"며 지구 온난화 대책의 국제협약인 '파리협정'에 복귀할 방침을 밝힌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환영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우리는 함께 대처해 나갈 공통의 과제가 있다. 미국의 리더십은 기후변화부터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사안들에 있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새로운 대통령 취임에 축하의 뜻을 전하며 "양국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이탈리아 주세페 콘티 총리는 트위터에 "오늘은 미국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좋은 날이다. 이탈리아는 미국과 함께 공통의 국제적 과제의 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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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다른 마시지를 전하지 않았으며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변하는 것이 없을 것"이라며 관계개선 여부가 바이든 행정부에 달렸다는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 등으로 부르며 거듭 비판의 메시지를 내놔,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과의 유대를 회복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해선 더욱 강경한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역시 시진핑 주석의 축하 발언을 전하지 않고 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 중국은 미국의 새 정부와 협력하며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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