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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알리바바의 수장 마윈이 사라졌다. 

로이터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마윈이 중국 당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 2개월 이상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 中 마윈, 두 달째 공식 석상서 사라져…'실종설' 제기

지난해 마윈이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이후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회사 앤트그룹 기업공개(IPO)가 상장 이틀 전에 전격 무산됐다. 앤트그룹은 전자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금융 기업으로, 기업공개(IPO)는 370억 달러(40조2천26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이를 시작으로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규제가 시작됐다. 앤트그룹의 상장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11월 10일 중국 당국은 중국내 인터넷 산업 독점 행위 근절을 목표로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금융 서비스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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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2월에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알리바바 그룹이 독점 행위 의혹이 있다며 조사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마윈이 지난해 10월말 상하이 포럼 이후 자취를 감추면서, 중국 당국의 개입 의혹 등 실종설까지 제기되며 온갖 억측이 나오고 있다. 마윈의 트위터 계정은 10월 10일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 지난해 10월 中정부 비판 이후 행적 묘연

마윈과 중국 당국과의 갈등이 깊어진 것은 10월 24일 상하이 포럼에서의 발언 때문이다. 금융 관계 거물과 정부 인사가 참석한 이 포럼에서 마윈은 "중국 금융 규제가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있어, 경제 성장을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중국 당국과 국책은행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대형 국유은행들이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발언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서 역대 최대규모로 상장하려던 앤트그룹의 IPO는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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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은 11월 방송이 예정된 TV 프로그램 '아프리카 기업 영웅들'(Africa's Business Heroes) 최종회 출연도 취소했다. 마윈이 직접 제작해 출연 중이던 이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기업가들이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 우수한 프레젠테이션 순서대로 100만 달러의 상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래 영상은 아프리카 기업 영웅들의 에피소드1으로, 심사 위원으로 참여한 마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종회 녹화 불참에 대해 알리바바 대변인은 "일정에 문제가 생겨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지만 중국 당국과의 갈등으로 하차했다는 게 중론이다. 

11월2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금융당국에 불려가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것이 대외적으로 밝혀진 마윈의 마지막 근황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에 찍힌 마윈의 소재가 불분명해지자 트위터를 포함한 소셜미디어에서 그의 행방이 화제가 되고 있다. 

◆ 두문불출 행보에 알리바바 주가 급락  

마윈 스스로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야후파이낸셜 등 일부 외신은 실종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판한 인물들이 행방불명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야후파이낸스는 마윈이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의 금융 정책을 비판한 뒤 줄곧 중국 공산당의 감시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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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중국 투자 컨설턴트인 던컨 클락의 발언을 인용해 "마윈이 '엎드려 있으라'는 당국 지시를 따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고려하면 대중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런 상황들은 알리바바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불과 두달 새 2730억 달러가 증발했다. 마윈의 순자산 역시 최근 두 달 새 123억 달러 감소했다. 

4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일 대비 2.15% 하락한 227.6홍콩달러(3만1782원)로 마감했다. 알리바바의 주가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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