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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발열·인후통·기침 등이 주요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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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발열·마른 기침·권태감·후각·미각 상실 ·코막힘·결막염·인후통·두통·근육통·구토·설사·오한·현기증 등 다양한 증상을 초래하지만, 때로는 치매 유사 증상과 뇌신경 손상 사례가 보고된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뇌에 대한 직접 감염 또는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쳐 신경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지적되어 왔다.  

이에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 16일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S1단백질'이 뇌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는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뇌에 침입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밝혔다. 

S1단백질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로,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분리돼 기능한다. S1단백질 자체는 바이러스가 아니지만 뇌 손상을 일으키거나 사이토카인을 방출해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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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방사성 요오드를 첨가한 S1단백질을 쥐 정맥에 투여한 결과, S1단백질이 폐·비장·신장·간뿐만 아니라 혈뇌장벽을 뚫고 뇌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또 비강 내 S1단백질을 투여한 경우에는 정맥에 투여한 양의 10분의 1로도 뇌에 도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이번 연구로 확인된 것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S1단백질이 뇌까지 침투한다는 사실이며,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자체가 뇌에 침입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논문 대표 저자인 윌리엄 A 뱅크스 박사는 "코로나19의 대표적 증상은 호흡기와 관련된 것이다. 바이러스의 뇌 호흡중추 침투도 그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실험에서 쥐 체내의 S1단백질이 암컷보다 수컷의 후각망울과 신장에서 빠르게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19 중증화의 확률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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