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한국인 비하 발언에 일본에서도 파장 확산
일본 SNS 등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으로 번져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achelbelCanonD  트위터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본 화장품 기업 DHC의 회장이 다시 '혐한' 발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인을 비하하면서 자사는 '순수한 일본인'만을 광고 모델로 쓴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다.

16일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저팬에 따르면, DHC 요시다 요시아키(吉田嘉明) 회장은 공식 DHC 온라인 쇼핑몰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경쟁사) 산토리가 기용한 모델은 어찌 된 일인지 거의 모두가 한국계 일본인"이라며 "그래서 인터넷에서 존토리(재일 한국·조선인을 멸시하는 차별어 '존'(チョン)과 산토리의 '토리'를 합성)라고 야유당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DHC가 기용한 모델은 모든 면에서 순수한 일본인"이라고 덧붙였다.

재일 한국·조선인 깎아 내린 DHC 회장 메시지ⓒ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DHC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문제에 정통한 모로오카 야스코(師岡康子) 변호사는 "이는 헤이트 스피치 그 자체다. 멸칭을 이용해 한국계를 모욕하고 사회적 배제를 선동하고 있다. 대기업 대표가 공식사이트에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그 선동의 사회적 영향은 크다"라고 비판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개인·인종·종교에 대한 공개적 차별이나 의도적인 폄하, 나아가 이러한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아사히신문

DHC 회장이 지난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비난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SNS에는 "#차별 기업 DHC 제품은 사지 않습니다"라는 해시 태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불매 운동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트위터 등에는 DHC의 혐한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를 비난하고 불매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chocolat_psyder는 "이런 문장을 읽고도 아직도 DHC의 상품을 사용하고, DHC 광고를 싣는 담당자가 존재하며, DHC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로 무섭다. 타인에 대한 차별에 그토록 무관심할 수 있는 사회가 무엇보다 두렵다"고 했다.

@TomoMachi는 "이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다. 한국계 일본인에 대한 차별이다. 연예계와 방송계는 왜 이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가. 왜 DHC와 싸우지 않는가. 왜 우리만 고독한 외침을 이어가야 하는 것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또 @vanillablue007는 "너무 잔혹하다. DHC 제품은 절대로 사지 않겠다"고 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트위터

요시다 회장은 2016년 2월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도 재일 한국인을 '사이비 일본인'이라고 표현하며 "모국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등 혐한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이 글에서 "정치권·관료·언론·법조계에 재일 조선인이 많으면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이비 일본인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DHC의 자회사인 'DHC TV'도 여러 차례 각종 프로그램에서 혐한 관련 내용을 내보내 지탄을 받았다. 2019년 8월에는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 한다"라는 극우 인사의 발언을 내보낸 바 있고, "일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로 완성됐다"는 허무맹랑한 발언도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냈다. 일본방송윤리 검증위원회는 이를 심각한 방송 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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