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노 마스크 와인파티’…윤미향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저널리즘] ‘노 마스크 와인파티’…윤미향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0.12.14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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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이럴 때 한번 튀어보는 거지요. 국회의원의 이름 알리기 방식은 연예인과 별반 차이 없습니다. 의정활동을 소신껏 잘해서 주목받는 부류가 있다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막말과 이상 행동을 보이는 정치인들이 또 다른 부류입니다. 이 중 욕먹는 정치인이 대중들의 머릿속에 오래 기억되잖아요. 솔직히 이 바닥 진리죠.

몇 해 전이다. 국회를 출입했던 기자와 친분이 있던 모 의원 보좌관이 사석에서 툭 던진 이 말이 새삼 떠올랐다. 의정활동 잘하는 것보다 국민에게 밉보여 욕먹는 국회의원의 생존력이 더 끈질기다니 말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국회의원은 다양한 이유로 욕을 먹는다. 올바른 의정활동에도 정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 국회의원들은 그나마 양심적이다. 반대로 의정활동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 막말과 돌출행동으로 욕을 먹는 의원들을 우리는 심심찮게 지켜봤다.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받아 챙기면서도 제대로 된 의정활동 보다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일탈로 욕을 먹는 정치인들, 실제 이들이 국민들에게 욕을 먹는 것도 일종의 관심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국회에는 상식 밖의 행동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정치인이 많은 것은 기정사실이다.

최근 장소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지인들과 함께 붉은 빛의 레드 와인 잔을 추켜세우며 활짝 웃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도 어쩌면 앞서 언급한 ‘욕 먹는 것도 일종의 관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일지 모르겠다.

윤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국민 모두가 외출을 삼가고 자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지인들과 함께 식사 모임을 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정부와 방역 당국이 그토록 권고하고 자제를 호소했던 ‘노 마스크’에 ‘모임’이다.

노 마스크에 하얀 이를 드러내고 와인 잔을 들어 올린 이 한 장의 사진은 곧바로 모든 언론과 SNS를 뜨겁게 달궜다. 무엇보다 이슈가 된 이날(13일)은 신규 확진자가 1030명을 기록하며 지난 3월 이후 확진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날이기도 하다.

신규 확진자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지면서 일상은 말 그대로 ‘셧 다운’ 수준이어서 가뜩이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시기다. 모든 국민이 모임 자제에 동참하고 있는 이 엄중한 시기에 국회의원 신분인 윤 의원의 철없는 자랑질에 국민들의 분노는 절정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황망했던 점은 국민들의 비난 일색에 윤 의원의 급조한 사과문은 타오른 불길에 기름을 붓는 형국에 가까웠다.

생신날 연락이 닿지 않는 그리운 길 할머니를 생각하며 우아하게 와인 잔을 들어 올려 Cheers를 했다는 윤 의원의 사과문은 아무리 눈을 씻고 들여다 봐도 넌센스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정상적인 사고(思考)를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 불가능한 이 옹색한 변명이 국민들의 반감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고 윤 의원 자신은 몰랐을까? 잠시 앞서 언급한 ‘욕을 많이 먹어야 정치적 생명력이 길어진다’는 사담(私談)과 오버랩 됐다.

혹시 그 사담처럼 이 같은 행보가 혹은 이 말도 안되는 해명이 자신의 이름 석자를 더욱 각인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졌다.

맹자(孟子) ‘진심편’에 군자 유삼락(君子有三樂)이라는 고사가 있다. 이 가운데 두 번째인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仰不傀於天 俯不작 於人)’을 기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대목이다.

풀이하면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구부려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으니 이는 곧 군자 유삼락의 두 번째 즐거움”이라고 명시됐다. 물론 이 글은 윤 의원에게 결코 해당되지 않는다.

진실 여부를 떠나 올 초 대한민국을 들썩거리게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금 사용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며 더욱이 윤 의원 자신의 오랜 동지였던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관련 의혹에 연루돼 자살까지 했다.

일제 식민지 시대 가장 큰 상흔(傷痕)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응원하기 위해 전 국민이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응원했던 만큼 이를 관리하고 앞장섰던 윤미향 의원을 겨냥한 의혹은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직시했다면 아니 자신을 겨냥한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 중심에선 자체만으로도 부끄러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윤 의원 관련 뉴스 댓글에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 수오지심(羞惡之心)인데 그나마 이 말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 안타까움이 묻어나오지만 윤미향을 보면 다른 사람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곧 측은지심(惻隱之心)만 생긴다.”는 글이 새삼 명료하게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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